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장 폭파를 단행했다. 북측은 이날 오전 11시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했다. 오후 2시 17분에는 4번 갱도와 단야장을, 28분 뒤에는 생활동 본부 등 5개를 폭파했다. 오후 4시 2분에는 3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했으며 15분 뒤 군사 건물인 남은 2개 동 막사도 폭파됐다. 2번 갱도는 북쪽, 4번 갱도는 서쪽, 3번은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하고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취재진을 현장으로 초청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그동안 6차례 핵실험이 이뤄진 곳이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의 이행 조치로서 북한은 이곳 핵실험장 폐쇄를 전격 선언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는 북한이 전략적 노선을 전환하고 국제사회에 밝힌 비핵화 의지를 실행에 옮기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갱도가 여전히 사용 가능한 상태로 알려진 풍계리 핵실험장을 외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폐기함으로써 비핵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북한의 약속대로 이행된 것은 향후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에서 비핵화 논의 전망에도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미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기획 회의 이외에도 북한과의 추가 고위급 회담을 희망하고 있다. 북한은 앞으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미국과의 사전협상 과정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선제로 단행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풍계리 폐기 속보를 전하면서 “지역 긴장 해소를 위한 중대한 걸음”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장밋빛 해석만 있는 것은 아니다. AP통신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6.12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에 의한 환영 조치라 해도 이는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것은 아니며 진정한 비핵화를 위한 트럼프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선 더 많은 중대 조치들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중앙일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김정은, 비핵화 성의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