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자하리, 추락 전 고향인 페낭으로 꺾었다”
지난 2014년 3월 탑승객 238명을 싣고 이륙한 지 한 시간 만에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370편의 수수께끼가 마침내 풀릴까.
호주 방송 채널9의 ‘60분’은 MH370편이 흔적을 감춘 지 4년이 지난 5월 13일 항공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기장 자하리 아흐마드 샤를 마지막까지 조종간을 잡고 여객기를 추락시킨 인물로 결론 내렸다.
전문가들은 먼저 자하리가 기내 압력을 급격히 낮춰 탑승객들을 무의식 상태에 빠지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
MH370편이 항로에서 갑자기 벗어났음에도 기내에서 전혀 소란이 발생하지 않았던 점과 조난 신호나 비상 연락을 시도한 정황이 없었던 점,
승객들이 휴대전화 등으로 가족에게 연락을 시도한 흔적이 없었던 점 등이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
2014년 3월8일 흔적도 없이 사라진 MH370편은 4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 잔해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MH370편이 비행 중 왼쪽으로 두 차례나 방향을 튼 것과 관련, 자하리가 자살 직전 마지막으로 고향인 페낭의 모습을 보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항공 전문가 사이먼 하디는 “주의해서 보면 (누군가가) 기체를 왼쪽으로 한 번 꺾었다가 오른쪽으로 길게 다시 한 번 꺾기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기체는 잠시 뒤 또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이렇게 한 기술적인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오래 고민한 결과 누군가 창 바깥 풍경을 바라보기 위해서라는 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륙해 베이징으로 향하던 MH370편은 인도양 남부 해역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와 중국, 호주는 3년 가까이 벌인 합동 수색작전을 2017년 1월 공식 종료했다.
이후 발표된 호주 교통안전국의 최종보고서에는 여객기의 실종 이유나 잔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60분’은 레이더와 위성 등 각종 첨단 기술로 쉽게 추적이 가능한 대형 여객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었던 이유로 기장인 자하리가 그렇게 의도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방송은 다만 전문가들의 이번 분석이 가설에 불과하며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실제 MH370편의 실종 미스터리 초기, 자하리와 부기장 파리크 압둘 하미드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었다.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른 자하리가 의도적으로 여객기를 추락시켰다는 설과 당시 말레이시아 야권 지도자였던 안와르 이브라힘의 투옥에 반발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설 등 소문이 무성했다.
현재 MH370편 잔해 수색은 민간 기업들의 투자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 해양탐사업체 ‘오션 인피니티’가 지난달까지 3개월간 7000만달러의 비용을 들여가면서 수색대상 해역 2만5000㎢를 뒤졌지만 잔해는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