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과 폐암은 생존율이 낮은 암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흔히 완치의 기준으로 삼는 5년 상대생존율(이하 생존율)이 췌장암은 11.4%, 폐암은 28.2%에 불과하다. 반면에 전체 암 생존율은 70.6%로, 3명 중 2명 이상은 5년 이상 생존한다.
위암(76.0%), 대장암(75.9%)과 비교하면 더욱 큰 차이가 난다(2018년 12월 발표 한국 국가암등록통계). 왜 이렇게 생존율 차이가 큰 것일까? 이는 조기 발견 여부와 관련이 있다. 폐암과 췌장암은 원격 전이 상태에서 진단받은 환자의 분율이 40%가 넘는다.
원격 전이는 암 발생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장기에도 암이 퍼진 상태를 말한다. 암 진단 시 “전이가 됐다”는 의사의 말에 고개를 떨구는 이유는 예후(치료 후의 경과)가 나쁘기 때문이다.
암이 원격 전이까지 되면 사실상 수술이 불가능하다. 주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에 의존하나 효과가 떨어진다. 췌장암도 암이 췌장에만 있는 상태에서 발견되면 생존율이 34.5%이다.
췌장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은 수술뿐이다. 수술적 절제는 암이 췌장에 국한된 경우에만 할 수 있는데, 전체 췌장암 환자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췌장암 환자 중 수술이 불가능하지만 전이가 안 된 사람이 40% 정도이다. 이들에게는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방사선치료와 함께 항암제를 투여하면 생존 기간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다. 폐암은 암 세포가 폐에만 있는 경우 생존율이 64.0%이다.
하지만 원격 전이된 상태라면 6.1%로 뚝 떨어진다. 결국 핵심은 췌장암, 폐암의 조기 발견이지만 쉽지가 않다. 암이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폐암은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 검진권고안에 따르면 55-74세인 남녀 중 고위험 흡연자 등은 매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최근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비흡연 폐암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중년이상의 여성도 흉부 CT 검사가 권장되고 있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에 좋은 혈액검사가 아직 없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병, 만성 췌장염 환자, 흡연자 등 췌장암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초음파 내시경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