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7개국·16개 도시 찾아 버려진 기억·아픈 경험 보존
홈피에 1인당 30분 영상 게재
한인 영화 감독 글렌 모레이(작은 사진)씨가 한인 입양아를 다룬 영화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 by side)’를 제작했다.
<사진: 어릴 적 모레이 감독(맨앞)과 입양 가족의 모습. >
전세계 20만명.
한국의 품을 떠나 세계 각국으로 보내진 한인 입양아 수다.
콜로라도 덴버에 살고 있는 영화 감독이자 한인 입양아 출신인 글렌 모레이(한국명 김 강, 사진)씨가 한인 입양아들의 시각으로 풀어낸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최근 콜로라도공영방송(CPR)을 통해 소개됐다. 영화는 지난해 5월 제작됐지만 한인사회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이드 바이 사이드'에는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100여명의 한인 입양아들의 인생이 담겨있다.
7개국, 16개 도시, 6개 언어를 사용하는 한인 입양아들이 모여 목소리를 냈다. 모레이 감독은 "5년 동안 전세계를 다니며 한인 입양아들을 만나 인터뷰했다"며 "세상에 버려지고 타국으로 보내졌던 고아 출신인 우리들의 기억과 경험들을 보존하고자 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해당 영화는 현재 '사이드 바이 사이드 프로젝트(sidebysideproject.com)' 사이트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평균 30분짜리의 각 영상에서 한인 입양아들은 입양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경과 경험들을 녹였다.
한 영상에 한인 A씨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있었지만 누구보다 나를 사랑해주는 양부모님으로 인해 든든했다"며 "한국의 국제 입양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인생의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입양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를 제작한 모레이 감독 역시 한인 입양아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항상 품고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59년 전 서울에서 나는 쪽지 한 장도 남겨지지 않은 채 친부모에게서 버려져 입양기관으로 옮겨졌고 미국의 한 백인가정으로 오게됐다"며 "가족들은 날 사랑해줬지만 여전히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 매체에 따르면 전 세계 해외 입양아동의 40%가 한국에서 보낸 아동이다. 한국은 지난 60여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내는 나라로 '최대 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