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57명… 밀접 접촉자만 관리
“휴교-행사축소 등 고려할 필요”
미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서 지역 단위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대비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낸시 메서니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국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나타날 것이다. 이는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에서는 14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12명은 해외여행을 하던 중에 걸렸고 2명은 미국 내에서 감염됐다.
중국에서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3명,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일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하선한 40명을 더하면 전체 확진자는 57명이다.
미국은 현재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격리 관찰하며 바이러스의 확산을 통제하고 있다. 환자가 적고 최초 감염원 추적이 가능할 때는 이 방식이 효과적이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면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CDC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 내에서 퍼질 경우 학교 휴교, 스포츠 행사와 콘서트·비즈니스 모임 취소, 재택근무 등을 요구하는 대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메서니어 박사는 “일상생활이 극도로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CDC의 경고 이후 샌프란시스코 등 미 대도시들은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NBC에 따르면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에서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세계 상황이 변하고 있다.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며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 의회 등 워싱턴 조야에서는 지역사회 감염 대비 역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25억 달러(약 3조425억 원)의 코로나19 대응 예산이 과거 대유행 전염병 대책 예산보다 적고 CDC가 보급하는 진단키트 배포 차질로 주와 지방정부의 진단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 내의 코로나19 전체 검사자는 426명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