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복하자” 들떴던 독일 청년… 1차 대전 서부 전선서 지옥을 만나다
독일 병사는 전우가 방금 머리에 총알을 관통당하며 쓰러졌던 사다리를 기어올라 참호 밖으로 전진한다. 한 발 뗄 때마다 그보다 더 많은 부대원들이 쓰러지고, 총이 고장 나자 야삽을 움켜쥐고 내달린다. 삽날이 프랑스 적병의 목을 내리찍는다.
지난달 독일서 첫 영화화한 레마르크 원작 동명 소설 영화 ‘서부전선 이상없다’ 가 넷플릭스 시청률 세계 1위에 올랐다.
갓 고교를 졸업한 17세 청년 파울은 민족주의자 교사의 연설에 감화돼 프랑스를 정복하겠다는 낭만적 꿈을 꾸며 입대한다. 하지만 전선에서 파울과 친구들이 마주한 것은 1차 대전 서유럽 전선의 악몽 같은 참호전이다.
할리우드에서 두 번 영화로 만들어졌고 오스카 작품상 등을 받았지만, 독일인 감독과 배우들이 독일 영화로 만든 것은 처음이다. 감독은 외신 인터뷰에서 “어릴 적부터 봤던 할리우드 전쟁 영화는 유럽을 파시즘에서 해방시키는 영웅들의 이야기였지만 독일에서 전쟁은 늘 치욕, 참혹함, 공포, 죄책감으로 기억된다. 내 DNA에 새겨진 그 감정을 꺼내 가장 독일 영화다운 방식으로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