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아시아 정부들이 마스크 착용 규정을 완화해도 국민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다고 그 이유를 조명했다. 그 중에는 외모도 있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마스크를 벗으면 상대방이 실망할까봐 우려하는 풍조가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를 벗지 않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거론된다. 미세먼지, 감염병 예방,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이다. 그런데 외모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한국청소년학회에 게재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외모에 관한 자존감을 이유로 음식을 섭취하는 동안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청소년들이 많았으며 이들은 향후에도 마스크를 착용할 용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는 외모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마스크가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영국 카디프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마스크의 외모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여성 43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남성 40명의 사진을 매력적이거나 그렇지 않는 그룹으로 분류하게 했다. 그런 다음 남성들의 사진을 민낯이거나 흰색 마스크, 파란색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으로 제시해 1점부터 7점까지 점수를 매기게 했다.
그 결과 매력적인 남성과 그렇지 않은 경우에서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매력적인 남성은 평균 3.4점 정도를 받았는데, 마스크를 썼을 때는 3.5점을 넘겼다. 매력적이지 않은 남성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 평균 1.8점을 받았으나, 마스크를 썼을 때는 2점을 넘겼다. 특히 의료용 파란색 마스크를 썼을 때는 흰색 마스크를 썼을 때보다 0.1점씩 더 받아 매력도가 가장 높게 나왔다. 연구팀은 우리의 뇌가 보이지 않는 얼굴의 나머지 부분을 매력적일 것이라 추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사람은 심리학적으로 좋은 면을 먼저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헬스조선에 “선으로 그린 원이나 삼각형을 바라볼 때 우리는 보통 좋은 도형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지 의식적으로 울퉁불퉁한 선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며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볼 때도 그 안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기보다 이전에 마주해왔던 완벽한 이미지를 자동으로 대입해보기 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스크는 외모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성격을 가리기도 한다. 이러면 서로 감정을 교류하기가 어려워진다. 곽금주 교수는 “입을 가리면 타인의 기쁨, 즐거움 등의 감정 상태를 알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타인의 성격은 얼굴 전체를 마주하고 대화해봐야 알 수 있는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므로 곧
팬데믹 이전과 같이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