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3연임을 확정한 직후 왼손은 헌법에 올려놓고 오른손은 주먹을 쥐면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한 그는 이날 명실상부한 1인 지배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투표를 통해 표결에 참여한 2952명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국가주석에 올랐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최초로, 마오쩌둥, 덩샤오핑도 하지 못한 주석 3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사상 첫 3연임에 성공하자 서방 언론은 일제히 "유례없는 일"이라는
평가와 함께 국내 정치는 물론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을 주시했다.
외신들은 대체로 시 주석이 '종신집권'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는 강력한 권력을 확보했지만, 경제성장 둔화 상황을 비롯한 여러 어려운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매체들은 시 주석 집권시기 미국과 중국 사이 긴장감이 고조되어온 점에 비춰 향후 마찰이 확대·표면화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은 전례 없는 3연임으로 1949년 공산당이 집권한 이후 중국의 최장수 국가원수가 될 것"이라며 "이제 그는 세계적인 정치가로서 점점 더 통제불능으로 치닫는 미국과의 경쟁을 헤쳐 나가고자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의 생각에 정통한 이들은 시 주석이 미·중 관계에 있어서 갈수록 비관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고, 미국이 거론하는 두 초강대국 사이 잠재적 갈등이 그 예언대로 현실화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미국과의 강대강 대치에서 물러서지 않으면서 충돌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CNN 방송은 "2018년 중국 입법부는 의례적인 투표로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폐지, 사실상 시진핑이 종신 집권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날 재선출은 중국 정치 엘리트들의 정당성과 단결을 보여주려 고도로 연출된 정치적 무대"라고 꼬집었다.
CNN은 "시 주석이 국내외 무수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3년간의 혹독한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으로 인한 경제 타격, 60년만의 첫 인구 감소 기록 등이 위기 요인이라고 짚었다.
특히 지난 6일 시 주석이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국가들이 우리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포위·탄압을 시행해 우리 경제에 전례 없이 심각한 도전을 안겨줬다"고 공개 발언한 것을 상기하며 향후 대외관계에 대한 시 주석의 태도에 관심을 보였다.
프랑스 AFP 통신은 "대담해진 시 주석이 자치권을 가진 민주주의 대만 섬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오랜 야망을 충족하고자 결정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대만은 현대 전자제품의 필수 부품인 반도체의 주요 공급처로, 그 어떤 대만 침략 시도도 세계 공급망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서방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중국의 고립을 심화시키며, 중국과 미국을 군사적 대결로 이끌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