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층짜리 고층 빌딩이 통째로 돼지 농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중국의 한 대형 양돈장을 둘러본 미국 뉴욕타임즈(NYT) 기자가 이 양돈장에 대해 내린 평가다.
NYT는 2월 8일 중국 후베이성 어저우시에 위치한 대형 빌딩 2개동으로 구성된 단일 면적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양돈장에 대한 기획 기사를 내보냈다.
NYT에 따르면 이 양돈장은 각 층별로 돼지가 태어났을 때부터 성장과정 전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눠 사육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리고 이 과정을 NASA와 같은 명령 센터에서 제복을 입은 기술자가 고화질 카메라로 모니터링한다.
돼지 사료는 맨 위층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각 층으로 공급되며, 돼지가 먹은 이 사료의 1/4 가량이 전기 생산에 필요한 메탄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 마른 배설물 형태로 다시 가공된다. 이런 첨단 시스템이 기자가 이 공장을 아이폰 생산공장과 비교한 이유다.
원래 시멘트 제조업체였던 한 회사(中新開維現代牧業有限公司)가 건설한 이 양돈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갔으며, 올해 말쯤 2개동이 모두 가동되면 연간 120만 마리의 돼지를 키울 수 있고, 이를 통해 10만톤 이상의 돼지고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효율성을 극대화한 이런 공장형 양돈장이 등장한 배경을 중국 특유의 돼지고기 사랑과 낮은 축산기술,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식량 안보 필요성, 그리고 가상화폐처럼 변동성이 큰 돼지고기 가격에서 찾았다.
중국은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을 소비하고 있는 최대 소비국이지만 지난 2018년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유행하며 양돈산업이 황폐화 됐다. 이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은 돼지열병 이전에 비해 3배가량 폭등했다.
이에 중국 내각인 국무원이 이듬해 모든 정부 부처가 대규모 양돈장에 대한 재정 지원을 포함하여 돼지고기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법령을 발표했을 정도로 양돈산업 육성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대형 양돈장이 전국 곳곳에 들어서면서 공급이 늘어나자 돼지고기 가격은 최고점 대비 60% 가량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