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노화 속도 조절과 건강과 수명 좌우하는 주요 요인 근본적 변화없인 불가능
의학 발전으로 기대수명이 빠르게 늘었지만 지금의 어린아이들도 100세까지 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일리노이대 시카고 캠퍼스 제이 올샨스키 교수팀은 10월 8일 과학 저널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서 현재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한국과 일본 등 8개국과 홍콩·미국의 1990~2019년 사망률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1990년대에는 고소득 국가 중심으로 공중 보건과 의학 발전으로 신생아 및 유아 사망률은 물론 중년기·노년기 사망률이 줄면서 기대수명이 10년마다 약 3년씩 늘어났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1세기에 태어나는 어린이는 대부분 100세 이상 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내내 이어진 기대수명 증가세가 점차 둔화했고 2010년 이후부턴 둔화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2019년에 태어난 어린이가 100세에 도달할 확률은 여성이 5.3%, 남성의 경우 1.8%로 분석됐다.
특히 미국의 기대수명 증가세 감소가 두드러졌다. 미국은 2019년생이 100세까지 살 확률은 여성이 3.1%, 남성은 1.3%였다. 이는 약물 과다 복용, 총격 사건, 비만, 의료 서비스 불평등 등의 영향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조절하고 건강과 수명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가능해지지 않는 이상 금세기에 수명이 크게 연장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의 15%, 남성의 5% 미만이 10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21세기에 수명이 크게 연장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는 없다”며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은퇴 계획과 생명보험 가격 책정 등 광범위한 제도적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