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위헌적 계엄, 군경 동조말라”
오세훈도 “계엄 반대… 철회돼야”
친한계 의원 “본회의장 못 가도록… 추경호가 의원들 헷갈리게 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입니다. 국민과 함께 막겠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같이 밝혔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도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전혀 전달받지 못해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지금 대통령이 막가자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향한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한 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한 대표는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잘못된 계엄 선포를 반드시 막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특히 “요건도 맞지 않은 위법한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다. 군경에게 말씀드린다. 반헌법적 계엄에 동조하고 부역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이날 여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친한(친한동훈)계 의원과 본회의장 밖에 머문 추경호 원내대표 등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로 나뉘었다.
한 대표를 비롯해 박정하 서범수 장동혁 의원 등 친한계 의원들 위주로 18명의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 개의에 참석했고, 참석자 전원은 해제 찬성표를 던졌다.
한 친한계 의원은 “추 원내대표가 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못 가게 헷갈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대응책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도 깜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9월 더불어민주당이 ‘계엄령 준비’ 주장을 펼칠 때 국민의힘은 “황당무계한 허위 정보까지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 탄핵을 한다면 이런 거짓 괴담으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는 이런 세력들을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며 맞대응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당혹해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의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어떤 이유로 계엄을 선포한 건지 사유를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이런 고도화된 나라에서 비상계엄한 경우가 없는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며 “이제 여당으로선 이 사태로 돌아선 민심을 복원하기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여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도 “계엄에 반대한다. 계엄은 철회돼야 한다”며 “시장으로서 시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