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객 181명 중 승무원 2명만 구조
2024년 12월 29일 한국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와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승무원 2명을 뺀 179명이 숨지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는 한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로 남게 됐다.
12월 29일 한국 국토교통부와 소방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사고는 오전 9시3분께 무안공항에 착륙 도중 제주항공 7C 2216편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뒤 로컬라이저와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 여객기는 타이(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입국하던 여객기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타고 있었다.
이번 사고가 항공기의 엔진이나 동체에 새떼가 부딪히는 조류 충돌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토부는 무안공항 관제탑이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에 착륙 직전인 아침 8시57분께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주의하라는 경고 신호를 보냈고, 불과 2분 뒤 사고기 기장이 긴급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후 사고 여객기가 애초 착륙 예정이던 1번 활주로에서 방향을 반대로 바꿔 19번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고, 불과 3분 뒤인 9시3분께 랜딩기어(바퀴) 없이 착륙하다 충돌했다.
무안공항은 활주로 확장 공사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조류 충돌 우려가 제기됐다. 전남도는 대형 여객기도 이착륙할 수 있도록 기존 활주로 2800m를 360m 더 늘려 3160m로 확장하는 공사를 2023년 1월 착공해 내년 12월 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활주로 확장 공사와 관련한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협의에서 “멸종위기종(큰기러기·황새) 등 다양한 조류가 확인되고 있으므로 항공기-조류 충돌 및 조류 서식지 저감 대책을 수립, 이행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동체 착륙을 한 사고 항공기는 기체 꼬리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불에 탔다. 탑승자 181명 가운데 30대 남성 승무원과 20대 여성 승무원 등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생존 승무원은 “(비행기 꼬리 부분에 있는)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뒤 폭발했다”고 정부 당국에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