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검색 시장 독점 위협하는 AI 챗봇 - AI 챗봇 트래픽 1년 새 81% 급증

  •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챗봇으로 정보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공고했던 구글의 검색 시장 아성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애플의 서비스 부문 책임자(부사장) 에디 큐는 5월 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구글의 온라인 검색 시장 반독점 재판에 나와 “지난달 사파리(애플의 웹 브라우저)의 검색량이 처음으로 감소했다”며 “이는 사람들이 AI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된 결과”라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사파리’에는 구글이 기본 검색 엔진으로 돼 있다. ‘사파리’에서 정보를 찾으면, 구글을 통해 검색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AI 챗봇으로 궁금한 내용을 찾는 경우가 늘면서, 구글 검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글로벌 검색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하지만 큐 부사장의 발언은 2년여 전인 2022년 말 등장한 AI가 20년 가까이 검색 시장을 지배해온 구글의 강력한 경쟁자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독보적 지위가 흔들리면 검색 기반 광고 수익까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런 우려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전날보다 7.51% 급락했다.



    ◇구글, 광고 수익 타격 우려


    구글은 2004년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 등을 제치고 검색 플랫폼 1위에 오른 후 독점적 점유율을 기록해 왔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은 구글에 날개를 달아줬다.


    구글은 애플과 계약을 맺고 사파리에 자사 제품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제공하고 있다. 2007년 애플이 첫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20년 가까이 애플 기기 사용자들은 구글 검색 엔진을 이용해왔다.


    구글은 기본 검색 엔진 채택에 대한 대가로 애플에 약 200억달러(약 28조원)를 지급하고 있다. 구글은 아이폰을 비롯한 20억대에 달하는 애플의 기기,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등을 통해 모바일 검색까지 장악했다.



    하지만 이런 구글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애플이 AI 챗봇을 아이폰에 적극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큐 부사장은 “오픈AI와 퍼플렉시티AI, 앤스로픽 등 AI 기업들이 결국 구글 검색 엔진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 기업들의 AI를 아이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옵션으로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애플은 현재 자사 음성 비서 ‘시리’에 오픈AI의 챗GPT를 탑재했고, 올해 말에는 구글의 제미나이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은 AI 챗봇이 검색의 주요 수단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픈AI 챗GPT 등장 이후 퍼플렉시티, 앤스로픽 등 다수의 기업은 AI 챗봇을 잇따라 내놨다.


    AI 챗봇은 단순히 검색에 그치지 않고, 방대한 양의 내용을 정리하고 요약까지 해준다. 이런 장점 덕분에 구글 검색 대신 AI 챗봇을 검색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원리틀웹에 따르면, 2024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검색 엔진 상위 10곳을 방문한 사람들(트래픽)은 전년 동기 대비 0.51% 감소했다.


    반면 AI 챗봇 트래픽은 같은 기간 80.92% 급증했다.


    구글의 영향력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수년간 90%를 넘었었지만, 지난해 10월 90% 아래로 떨어졌다.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 점유율은 89.65%로, 점유율 90%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AI 챗봇으로 인해 2026년까지 검색 엔진 시장 규모가 2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구글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는 “지금은 광고주들이 사실상 독점 기업인 구글에 모든 검색 광고를 맡기고 있다”며 “하지만 다른 대안이 있다면 많은 광고주가 광고 예산의 상당 부분을 구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 검색 시장 경쟁 치열

    AI 기업들은 속속 새로운 검색 기능을 내놓으며 구글에 도전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자사 AI 모델 ‘클로드’에 실시간 웹 검색 기능을 탑재한 새로운 API(연결 프로그램)를 7일 공개했다. 개발자들은 이를 활용해 최신 정보나 전문 지식을 검색하는 도구를 만들 수 있다. 오픈AI도 지난해 챗GPT ‘서치’ 기능을 내놨다.


    AI에 질문하면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해 답변을 제시하고, 관련 출처도 첨부한다. 퍼플렉시티도 ‘딥리서치’ 기능을 통해 방대한 양의 내용을 검색하고, 전문가 수준의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현재 검색 사용자의 80%가 검색 시간의 최소 40%를 AI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구글도 AI를 도입하고 있다. 검색 페이지 상단에 ‘AI 개요’로 핵심 정보와 링크를 표시해준다. AI 모델인 제미나이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AI 챗봇 시장에서 챗GPT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검색 시장이 AI로 옮겨가면서, 시장을 먼저 선점한 오픈AI가 구글의 검색 시장 위치를 빼앗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 글쓴날 : [25-05-10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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