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 연준 방문, 파월과 공사비 티격태격... 결국엔 "금리 내려라"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연방준비제도 청사 공사현장을 찾았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공사 비용이 과다하다며 종이를 꺼내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24일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19년 만에 처음으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방문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공개 설전(舌戰)을 벌였다. 















    연준은 국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 등 통화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정치권력으로부터 고도의 독립성을 요구받는 기관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중앙은행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불문율을 깨고 파월을 ‘중대한 실패자(Major loser)’로 부르며 기준금리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그러다 이날 급기야 연준 청사 증·개축 비용 문제 점검을 빌미로 연준을 찾는 ‘정치 쇼’를 벌이며 압박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이다. 정치권력과 중앙은행의 이례적인 공개 충돌 장면은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트럼프와 파월의 대립은 단순한 인물 간의 갈등이 아니라, 미국 경제의 방향을 결정짓는 정책 대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팀 스콧(공화당)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윌리엄 풀테 연방주택금융청장 등을 대거 대동하고 연준을 찾았다. 

    트럼프는 파월 의장과 함께 흰색 안전모를 쓰고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 질의응답을 위해 기다리던 카메라 앞에 섰다. 파월이 트럼프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서자 트럼프는 손짓으로 불러 옆에 서게 했다.



    트럼프가 “(연준 청사) 공사 예산이 27억달러에서 많이 상승한 31억달러가 됐다”고 말을 시작하자, 파월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파월은 이어 “나는 그 누구로부터도 그런 금액을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 수치는 방금 나왔다”면서 양복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파월에게 보여줬는데, 파월은 10초도 되지 않아 “이건 5년 전에 지어진 건물 비용을 포함한 내용”이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나는 전반적인 작업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기자가 “부동산 개발 업자 입장에서 공사 현장 담당자가 예산을 초과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트럼프는 “일반적으로 말하면 해고한다”고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결국 ‘본질’인 금리 문제로 이어졌다. 

    파월에 대한 태도를 바꾸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취재진이 묻자 트럼프는 파월의 어깨를 툭 치며 “금리를 내려주면 좋겠다. 그 외에는 내가 뭐라고 하겠느냐”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대통령과 연준 의장의 보기 드문 공개 대립”이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장면이 재미있다고 했다. 엔터테인먼트에 능한 트럼프 다운 연출이었다고 평가했다. 

  • 글쓴날 : [25-07-2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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