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대는 산업 쇠퇴를 가져왔다. A.I.는 더 나쁜 것을 가져올 수 있다.

  • <NC한국인뉴스 Young Lee> Raleigh, North Carolina =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뉴욕타임즈 8월 19일자에 새로운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면 쇠락한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이다.   



    프레이 박사는 옥스퍼드 대학교 경제학자이며, 곧 출간될 저서 『진보는 어떻게 끝나는가: 기술, 혁신, 그리고 국가의 운명』의 저자다.


    최근 대학 졸업생들에게 조용한 불황이 찾아왔다. 

    지난 2년 동안 학사 학위를 가진 22세에서 27세 사이 청년들의 실업률은 경기 침체기에나 보던 수준까지 치솟았다. 

    대학 졸업장은 한때 확실한 취업 보장이었지만, 이제는 당첨 확률이 줄어드는 복권에 가깝다.



    이 급락은 시작에 불과하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초급 및 서비스 부문 일자리가 점점 사라질 수 있고, 이는 근로자뿐 아니라 그들이 사는 도시까지 위협할 수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최근 연구는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 뉴욕, 워싱턴이 인공지능의 부상으로 곧 심각한 고용 충격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새너제이에서는 무려 43%의 노동자가 업무의 절반 이상을 인공지능이 바꿔 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물론 인공지능이 이미 대규모로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 그러나 1960년대 제조업 도시들이 다가오는 신기술 위협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처럼, 오늘날의 주요 서비스 도시들도 A.I. 충격을 과소평가할 위험이 크다. 특히 실리콘밸리가 사무직 업무 자동화를 서두르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탈산업화의 역사가 가르쳐준 교훈은, 조기 경고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적응과 생존의 열쇠라는 점이다.

    1960년대 피츠버그를 보자. 당시 이곳은 세계 철강 수도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기술적 변혁이 진행 중이었다. 전국적으로 소규모 제철소가 등장해 전통 용광로보다 훨씬 적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다. 아시아 기업들은 정교한 기술을 갖춘 거대한 공장을 세워 미국 철강의 우위를 갉아먹었다. 이런 변화의 충격이 미국 철강 도시들에 본격적으로 체감되기까지는 10년 이상 걸렸다.

    비슷한 일이 디트로이트에서도 벌어졌다. 1960년대에 로봇, 컴퓨터 설계, 물류 개선 등 새로운 기술이 외국 제조업체에 우위를 주었다. 덕분에 자동차 회사들은 더 작고 효율적인 공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 디트로이트 강변의 대규모 노조 공단에 묶이지 않고, 빅3 자동차 회사들은 교외로, 남부로, 멕시코와 아시아로 확장했다. 2011년까지 디트로이트의 제조업 고용은 1950년 대비 약 90% 폭락했다.


    오늘날 현대 서비스 도시들은 자신들이 특정 산업에만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파괴자가 범용 기술일 때, 다각화는 얇은 완충 장치일 뿐일 수 있다. 생성형 A.I.는 마케팅 자료 작성, 세금 신고, 데이터 정리, 소프트웨어 코딩, 수업 계획안 작성까지 한다.

    뉴욕시에서 이런 업무와 가장 밀접한 산업들 ― 교육, 전문·기술 서비스, 정보, 금융, 행정 ― 은 전체 노동력의 약 35%를 고용한다. 이는 철강이나 자동차 산업이 전성기에 도시를 지배했던 비중보다 훨씬 크다.

    회의론자들은 A.I.가 아직 불완전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노동자를 완전히 대체하지 않아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금을 낮추거나, 지식 노동을 다른 지역에서 더 쉽고 싸게 수행하게 만들기만 해도 된다. 만약 챗봇이 준법률 업무, 시장 조사, 재무 모델링을 도와줄 수 있다면, 기업은 더 이상 맨해튼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렇게 많은 초급 인력을 쓸 필요가 없다.


    1970년대 제조업 일자리처럼, 이런 직무들도 결국 해외로 이동할 수 있다. 깃허브 코파일럿 같은 코딩 보조 도구는 개발자의 생산성을 56% 끌어올리는데, 특히 초급 코더에게 효과가 크다. 마찬가지로 A.I. 글쓰기 도구는 비숙련 작가나 비원어민에게도 전문가 수준의 문서를 만들게 해준다. 위치, 언어 능력, 경험이 생산성 결정에 덜 중요해지면서, 고비용 도시의 임금은 기업으로 하여금 더 싼 시장에서 인력을 고용하도록 유도한다.

    탈산업화의 교훈은 쇠퇴가 필연적이라는 게 아니라, 재발명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피츠버그와 디트로이트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건 아니다. 그들은 전통 산업이 사라질 때 새로운 산업 ― 기술과 전문 서비스 ― 을 키우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휘청거렸다. 1970~80년대 내내 디트로이트와 미시간은 빅3 자동차 회사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 인프라 투자를 퍼부었지만, 쇠퇴를 막지 못했다.



    반면 보스턴은 달랐다. 

    여러 차례 스스로를 재창조했다. 

    1800년대 초에는 세계 무역을 견인하는 해상 중심지로, 1800년대 후반에는 이민자 노동으로 성장한 제조업 중심지로, 1900년대 후반에는 기술과 금융 중심지로 변신했다. 이 도약들은 젊은 인재와 혁신에 의존했으며, 교육이 보스턴 재생의 엔진이었다.



    그렇다면 A.I. 시대에는 어떤 인재가 중요할까? 정부가 어느 부문에서 다음 고용 창출의 물결이 일어날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디트로이트처럼 죽어가는 산업을 지탱하기보다, 도시들은 새로운 산업을 싹틔우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혁신은 대면 상호작용과 실험을 장려하는 환경에서 움트는데, 이는 역사적으로 피렌체 르네상스에서부터 실리콘밸리까지 도시들이 길러온 활동이다. 

    따라서 정부는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 공원과 광장 같은 공공 공간, 빠르고 저렴한 교통, 최고 수준의 학교, 박물관과 극장이 그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직업을 옮기기 쉽게 하고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 미시간이 1985년부터 경쟁 제한 조항(경업금지 조항)을 집행하자, 많은 사람들이 주를 떠나며 신흥 산업으로의 인력 유입이 둔화됐다. 

    반대로 캘리포니아는 경업금지를 제한했고, 덕분에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의 엔지니어들이 스핀오프를 만들어 페어차일드 반도체와 인텔을 세우며 실리콘밸리 반도체 혁신이 가능해졌다.



    지방 정부가 행동하지 않으면 피츠버그와 디트로이트의 쇠퇴를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 지식 기반 직종은 전통 제조업 일자리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제공하고, 식당·소매점·교통 같은 지역 서비스망을 더 넓게 떠받친다. 

    경제학자 엔리코 모레티는 제조업 일자리 하나가 약 1.6개의 지역 일자리를 지탱하는 반면, 고숙련 기술·전문 직종 하나는 약 5개의 일자리를 지탱한다고 분석했다. 


    분석가, 개발자, 준법률 직원의 일부라도 더 싼 지역으로 옮기거나 A.I.로 대체된다면, 지역 사회 전체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애틀 같은 서비스 수도들이 A.I.를 단순한 효율성 도구가 아닌 새로운 산업의 촉매제로 받아들이며 혁신의 토대를 마련한다면,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지금이야말로 도시 번영의 다음 장을 써 내려가야 할 때다.


  • 글쓴날 : [25-09-0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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