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6.07.20. 15:01 업데이트 2026.07.20. 23:37
19일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인근 흑해에서 러시아 순항 미사일 공격을 받은 튀르키예 화물선 '골든 레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일대에서 잇따라 충돌하면서, 2022년 개전 이후 4년 넘게 내륙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바다로도 확산하고 있다.
AFP는 19일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항구에서 곡물을 싣고 출발한 튀르키예 화물선 '골든 레오'가 흑해에서 러시아 순항 미사일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미콜라 칼라슈니크 우크라이나 교통장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선원 6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며 "다친 사람도 2명"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피격된 선박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이번 공격은 비무장 민간 선박을 겨냥한 러시아의 표적 공격"이라며 "평화로운 항해를 방해하는 테러 행위이자 국제 인도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이달 초부터 흑해 연안 항구 도시인 오데사에 연일 공격을 퍼붓고 있다. 오데사는 밀·옥수수 등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의 중심지로, 우크라이나 농산물의 90%가 이곳을 통해 해외로 나간다. 러시아는 오데사 일대를 오가는 화물선을 타격해 국제 해운사들이 우크라이나와 무역을 못 하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자금을 끊겠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도 이에 대항해 흑해 일대에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19일에는 러시아 남부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있는 카스피해 송유관 컨소시엄 터미널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카자흐스탄산 수출용 원유를 싣고 있던 라이베리아·마셜 제도 유조선에서 각각 화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흑해와 연결된 아조우해에도 드론 공습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 사이 케르치 해협을 통해 흑해와 연결된 아조우해는 러시아 남부의 핵심 수출 관문이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전체 밀 수출량의 25% 정도를 이곳으로 운송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아조우해 공습은 러시아의 농산물 수출을 차단하고, 동시에 크림반도를 고립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조우해는 크림반도에 연료 등을 공급하는 핵심 수송로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우크라이나가 대대적인 공격을 벌여 크림반도의 전기·물·연료 등 보급이 중단된 상황에서, 러시아 본토에서 이어지는 보급로를 끊어 크림반도를 한층 더 고립시킨다는 계산이다.
주변국들은 양국의 충돌이 흑해 전체로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아 "우리는 전쟁이 흑해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