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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큼새콤한 맛, 떫은 맛, 쓴 맛, 짠 맛, 매운 맛, 그리고 단 맛, 음식들마다 이런 맛들이 어울려서 특유의 맛을 낸다. 거기에다 향취, 온-냉기가 어우러져 먹음직스러움을 만들어내며, 오래 오래 기억하도록 맛의 자취를 남겨서,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서, 수 십년을 산 뒤에도 예전에 먹었던 그 음식을 그리워하게 한다.
한국 사람이건, 프랑스 사람이건, 이태리 사람이건, 오래 기억에 남는 음식을 그리는 데는 차이가 없어 보인다. 열 살 짜리 아이가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몇 십년이 지나도 그것을 그리워하겠구나 생각하니, 세월이 지나도 그 녀석과 함께 밥상을 나눌 생각을 하며, 다행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런 먹을 거리가 시장기를 때우고, 정서적인 유대만을 다지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들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주기에 짧은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마음을 고쳐서 병을 낫게 하는 의사 (心醫), 음식을 고쳐서 병을 다스리는 의사 (食醫) 가 내가 배우고, 추구하는 의사의 등급 가운데 맨 위에 있다. 그 다음으로 약과 침뜸, 수기, 운동 들을 쓰는 의사들이다.
물론 병의 종류와 경중, 완급을 고려하다보면 약이나 수술들을 앞세울때도 분명히 있겠지만, 지금 미국과 한국의 실정은 조금만 과장하면, 그림에서 보는 것 못지않게 약물 오남용을 걱정할 만하다.(그림 참조) 이것은 누구 하나를 꼭 찝어서 탓하기 힘들만큼 곳곳에서 생각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중에, 아주 고무적인 책 하나를 발견했다. ‘의사의 반란- 건강하려면 병원과 약을 버려라’ 라는 책은 임상의사 신우섭 원장이 쓴 것인데, 이 분이 하는 ‘오뚝이의원’의 이름도 참 마음에 든다.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를 나는 여러 관점에서 좋은 건강 모델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세부 제목들이 “원인없는 병은 없다”, “병을 부르는 잘못된 건강 상식”, “만병을 이기는 올바른 생활습관”, “만성 염증성 질환을 극복한 사람들”, “고치지 못할 병은 없다” 들인데, 이들 제목들은, 이 책의 제목만큼이나 반란적이기에, 앞으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내가 판단하기에, 이 책은 반드시 오늘날 한국의 의료계에 빛과 소금과 같은 역할을 적기에 할 것이라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메세지는 건강의 중심을 의약과 의료인에 두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질병의 주인인, 나 자신임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법없이도 법에 맞게 살고, 의사없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목표는 완벽하게 현실화할 가능성은 적지만, 그 목표를 향해 갈때 얻을 수 있는 개인과 사회의 혜택이 너무 많다.
"불필요한 의료 서비스가 되레 환자의 건강을 망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몸의 치유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아니라 평생 약을 먹고, 병원에 다녀야 하는 몸으로 길들이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의사의 반란 중에서. 이 책을 검토하면서, 특히 두 가지 매우 공감하는 부분을 찾았기에, 거듭 다룰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저염식과 운동에 대한 오해가 그것이다. 짠 맛을 빼고, 단 맛을 더 할 때, 어디까지 해야 좋을까? 너무도 많은 의료인들과 건강안내 자료들이 건강해지려면 소금을 적게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네, 짜지 않게 먹는 것은 식사량을 조절하기가 쉽고, 식욕을 절제하는데도 도움되는 혜택이 있습니다.
특히 혈압이 높은 이들이 짜게 먹는 것은 이들의 전해질 대사가 원할하지 않을 땐, 혈압을 조절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정도까지 싱겁게 먹어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다보니, 적지 않은 저염식 실천자들이 식욕을 잃고, 소화불량이 생기며, 무기력해지며, 피부가 건조해지고, 주름살이 늘어가는 경험을 합니다.
나아가서 음식맛이 줄어지니, 기운이 딸리니,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단 맛을 찾게 됩니다. 쉽게 단 맛을 느낄 수 있는 흰쌀밥, 마카로니 같은 쉽게 당화되는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을 먹게 됩니다. 세포막의 기능을 떨어져서 영양분과 물기를 간직하지 못하니, 늘어난 당분의 섭취가 혈중 당을 높이게 되고, 췌장호르몬들이 당을 비축하지 못하게 되는 당뇨병과 햡병증을 유도합니다.
또 나아가서 혈관의 탄성, 근육의 수축력들도 떨어지게 하니, 애초에 혈압조절도 잘 하고 건강해지고자 한 시도가 득보다 해가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소금은 위산을 만드는 필수재료이고, 산염기 평형을 유지하는데 필요하며, 모든 세포막, 조직막들의 온전한 기능을 위해 절대 필수요건입니다. 따라서 개인마다 알맞는 량이 반드시 필요하니, '싱겁게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일방적인 표어에 부화내동하기 보다는 나한테 ‘알맞은 소금기’를 찾아서, 건강한 식욕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기 바랍니다.
더우기 천연에서 만든 깨끗한 소금을 쓰는 것도 중요함을 당부합니다. 간기가 없는 이는 맥빠진 사람같고, 물기가 빠진 화초는 쉽게 시든다고 하시던 가르침을 떠 올려봅니다. 운동만 한다고 건강해지나? 제대로 먹지 않은채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일상적으로 숨만 쉬고 사는 것보다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심혈관의 순환기능과 근육의 발열 및 영향 소모, 골격의 강화와 정신 신경내분비의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운동은 내운과 외동의 조화로움을 통해 기혈순환을 개선시키는 것이 목적인 만큼, 기혈이 훼손, 고갈되게 해서는 안됩니다.
각자마다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있고, 지속적인 운동을 위해 필요한 음식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심혈관병, 근골격계 손상, 정신 신경계의 부조화, 대사 노폐물의 축적, 면역기능 저하들로 수명을 단축하고, 고통을 초래합니다.
우선은 기지개, 맨손체조, 걷기부터 천천히 자기에게 알맞는 정도를 찾아가는 운동법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아무리 젊고 늙었더라도 각자에 맞는 운동법을 찾을 수는 있다고 믿으며, 그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삶의 맛과 음식의 맛을 고루 알고, 알맞은 소금기를 유지하며, 균형있는 운동으로 강건해지는 이 가을이 되기를 바라면서, 캐롤라이나의 한인들의 건승을 빕니다.
그림: http://www.sodahead.com/fun/what-would-you-do-to-remedy-yourself-of-a-severe-drug-overdose-if-the-nearest-hospital-were-100-mile/question-3745539/?link=ibaf&q=&esrc=s © 박종배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