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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오현 박사(Ph. D), 은퇴 목사 (PCUSA) 겸 명예 교수(Appalachian State University)
저의 나이 칠십에 넷이 되어가는 갑오년 새해에 독자들께 문안드림니다.
특히 저의 나이 보다 많으신 어르신들께 주 예수님의 평화를 빌면서 허리 굽혀 세배를 다시 올립니다.
지금까지 저의 칼럼을 애독해 주셔서 심심한 감사를 동시에 드리며 앞으로도 저의 졸작을 읽어 주시고 격려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독자 한 분이 지난번 칼럼에 “긴가민가”는 사투리라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가지로 일의 까닭도 많아 복잡한 365일이 지나가 버린 2013년 계사년을 합쳐 해 마다 끝 맺음을 해온 지가 벌써 칠십 세 번입니다.
길다면 긴 세월을 지금 까지 살아왔다고 해도 매일 새롭게 사작하였어야 할 삶입니다 만 그래도 올해 첫날 새벽 0시부터 삶을 다시 시작한다는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새롭게 생각을 다짐하면서 새해 아침을 맞았습니다.
동시에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새로운 삶일까 화두를 던집니다. 하루 하루가 돌고 도는 바퀴처럼 이미 지나온 곳을 밟고 지나가는 나이 테의 연속이라면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옛날 우리 세대가 어렸을 때에는 모든 것이 풍요롭지 못했어도 새해에 모처럼 새 옷을 입고 흰 쌀밥에 기름이 둥둥 뜬 고깃국을 먹으면서도 즐거워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먹을 것이 남아 돌아가는데도 고마워하는 마음과 기쁜 마음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감사 대신 불평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새해 처음부터 스스로에게 물어 봅니다.
더욱이 과거와는 달라 어떤 추억들은 자주 눈물 짓게 하는 때도 있습니다. 특히 철이 없었을 때에는 어른들 특히 어머니들은 아예 우리들을 위해 희생적으로 살아야 되는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대 그런 어르신들이 다 떠나가고 지금 우리들이 덧없이 그들의 나이가 되니 어릴 때 부르던 “엄마”란 말을 다시 불러 보거나 어머니들의 희생적인 경험 이야기를 들으면 벌써 눈물이 글썽글썽해집니다.
아마도 철이 없었던 그때 어머님의 희생 적인 사랑을 깨닫지 못한 탓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세상에 이런 모순이 어디 있습니까? 부모님이 살아 계셨을 때 깨닫지 못했다는 무의식적인 부끄러운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도사리고 있거나 아니면 고향에 묻혀있는 부모님 생각에 눈물이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타고난 모순과 고통스러운 뒤 늦은 깨달음의 저변에는 기독교 신앙으로 표현한다면 인간은 모두가 다 죄인이란 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도 죄인이고 “남”도 죄인이란 이 깨달음은 모든 진솔함과 진실함의 기본일 것입니다.
이것을 모르고는 남에게 열등의식만을 줄 수밖에 없는 도덕적 우월감은 불평등을 초래하는 죄일 뿐입니다. 이 지구 상에 만인 평등의 원인이 되는 “죄” 인식 보다 더 막강한 진리가 없음을 빨리 알아차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도덕적 자만심과 물질 문명과 문화에 헛된 믿음을 가짐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두려워 하는 마음은 깡그리 사라지고, 사람이 만든 모든 것은 세월과 함께 황폐해 무용지물이 되거나 아니면 해로움이 되는 줄 모르고 계속 인간 중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새해에는 먼저 사람을 진실하고 진솔하게 만드는 “모든 인간은 죄인이라 죽을 수밖에 없다”란 피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존재의 평등 의식을 피부로 깨달음으로 시작하면 어떠할까 합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진리의 깨달음이 없이는 참된 새로움을 맛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고통스러운 진리의 발견을 외부적인 프로그램이나 반지르르한 이벤트로 무마하지 말고 참으로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두려워 하는 경건한 마음으로 속 사람이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입니다. 자신 만만한 종교적인 이벤트와 프로그램은 겉을 풍부하게 할지 모르지만 속과 밑 뿌리는 인본주의라는 독물을 마시고 자라기 때문에 결국 시들 시들해지고 메마르기 짝이 없어질 것입니다.
외부적인 성장을 가졌어도 그런 성공에 얽매이지 말고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평등이 아닌 남과 비교될 수 없고 비교할 수도 없는 존재의 평등 의식 위에 지성의 뿌리를 내리고 하나님만이 삶을 끝내 주고 시작하는 분임을 아는깨달음으로 시작해야만 새해의 뜻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첫해 첫걸음은 인본주의에 만 머물지 않겠다는 결단이고 새롭게 시작된 삶 속에 하나님께서 찾아 와 주실 것을 믿고 바라는 걸음일 것입니다. 이 소망은 머나먼 천국에 가겠다는 것이 아닌 우리 마음속에 와 계시는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기를 바라는 희망입니다.
하나님은 인본주의를 넘어지게 하시는 거침 돌이기도 하시지만 다시 새롭게 참 삶의 길로 가게 하는 디딤돌이 되시는 하나님이시기도 합니다. 올해도 하나님께서는 인본주의가 하나님이 주신 자연을 더 이상 인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도록 끝 맺음을 계속하실 것이고 자기의 뜻을 계속 새롭게 시작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하실 수 있도록 하나님 편을 들려는 믿음이 점점 더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육신의 연륜인 주름살은 더해지고 육신의 삶은 힘들고 어려워 길 잃은 나그네처럼 허허롭고 쓸쓸하고 희망이 없어 막연하고 암담할 때가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의 하나님은 혼돈과 공허와 암흑을 끝 맺음 할 수밖에 없는 창조자 이시기도 합니다.
올해는 인생의 고통의 원인인 죄 문제를 인본주의로만 해결하기 바라기 보다 본래 타고난 죄인임을 인정하는 한 해가 되어, 무엇보다 먼저 새해에 다시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하나님 앞에 “죄인”이란 고통스러운 진리를 인정하는 순간이 바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임을 알아 한 해를 훤하고, 환하고, 떳떳한 삶을 사시기를 빌면서... 저는 하나님의 뜻이면 다음 칼럼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박 오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