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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2개월 만에 100만 시청견 확보
강아지도 집에 혼자 남으면 우울증 걸려
개가 좋아하는 주파수로 눈높이 제작
미국․이스라엘 이어 한국 첫 방송
“동물들도 우울증에 걸립니다. 주인이 막 출근했을 때 동물들은 정신적 불안함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혼자 집을 지키는 개를 위한 TV가 국내에서 방송됩니다.” 올해 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한국 개 TV 방송 회사 유동균(50) 대표의 말이다.
한국의 도그 TV는 이스라엘의 PTV가 만든 콘텐츠를 단순 재전송하는 형태다. DOG TV는 이스라엘의 PTV가 과학자와 동물심리학자들에게 의뢰해 400시간 동안 개들의 시각과 청각, 감정, 취향을 연구해 개발했다. 애완견이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개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혼자 있게 되면 외로움을 탄다. 도그 TV는 TV를 통해 다른 개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개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 적색과 녹색을 못 보는 개를 위해 화면을 별도로 보정하고, 음량도 소리에 민감한 개들에게 무리가 되지 않는 정도로 맞췄다.
배경 음악은 개들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것들로 채웠다. 실제로 도그 TV를 본 개들이 공놀이하는 TV화면을 보며 껑충껑충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12년 2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시작되었다. 개국 2개월만에 100만 시청견을 확보했다.
이후 시청료를 받으며 수익을 내 온 걸로 알려졌다. 다만 개들이 구매력이 없는 관계로 방송에 광고는 따로 붙지 않고 있다. 그 이후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어 나가자 2013년 8월부터는 Drect TV도 채널 354에서 DOG TV 방송을 시작했다.
시청료는 월 $4.99이다. Drect TV는 현재 2000만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절반 정도는 개를 기르고 있어 DOG TV를 시청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DOG TV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경제 불황에도 애견산업은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는 사람과 함께 생활을 하며 정서를 교류하는 반려동물이란 인식이 있어 사람들이 이들에게 쏟아 붓는 시간과 열정, 돈은 상당하다. 한국에서도 DOG TV의 이용료는 월 8000원이고, 하루 단위로 이용할 경우는 2000원이다.
영화•성인 채널을 제치고 국내의 단일 유료TV 채널 중 이용료가 가장 비싸다. 도그TV의 한국내 사업권자인 미디어포럼 유동균 대표는 “애견인들은 본인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만, 개한테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애완견을 ‘아기’라고 부르며 진정한 가족으로 여기는 견주(犬主)들을 타깃층으로 삼았다. 올해 말까지 가입자 7만명을 확보하는 게 우리의 1차 목표인데,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말 개들이 DOG TV를 볼까? 궁금한 마음에 찾아보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인증샷 혹은 인증 영상이 수두룩하다. 화면에는 강아지가 풀밭에서 산책을 하거나 공놀이를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하늘과 숲을 평화롭게 비추기만 하는 장면도 있다.
어찌 보면 별다른 게 없어 보이고, 또 다소 심심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도 개들은 화면에 시선이 고정돼 있다. 잔뜩 집중해 있다가 화면 속 개의 움직임을 쫓기도 한다. 이런걸 보면 확실히 개도 TV를 보는 것 같다. 바야흐로 인간과 개가 한걸음 더 서로 다가가고 있는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