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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세탁소 생활… 여행 한번 못하고 위암으로 떠나”
CNN•ABC 등 외신들 '잔잔한 감동'보도
재미교포 여성이 실물 크기의 아버지 사진을 들고 세계 여행을 한 것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고 CNN이 지난달 19일 보도했다.
뉴욕에서 사진 작가로 일하던 지나 양(25)은 2년 전 아버지를 잃었다. 그의 부친 제이 권(Jay Kwon Yang)은 버지니아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다가 2012년 위암으로 사망했다. 그는 평소 세계 여행이 꿈이었다. 그러나 미국내의 가까운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도 못 가보고 당시 52세로 생을 마쳤다.
제이 권은 17세 때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프로 골퍼가 돼 전 세계를 돌며 경기를 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위암으로 숨질 때까지 그는 세탁소에서 매일 12시간씩 일해야 했다. 당장 식구들을 먹여 살리는 게 급했다.
지나 양은 “나는 좋은 직장과 고급 아파트, 사랑하는 남자,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구두를 갖고 있지만 아빠는 가족을 위해 일생을 바쳤을 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해외여행 한 번 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지나 양은 거의 혼자 자녀 3명을 키운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1년 넘도록 극복하지 못하다 실물 크기의 아버지의 사진을 들고 아버지의 꿈인 세계 여행을 가기로 결심했다. 지나는 이 '특별한' 여행을 위해 자신이 다니던 패션 회사를 그만뒀다.
그녀는 아버지가 교회에 예배 갈 때 촬영한 사진을 실물 크기로 확대해 모형으로 만들었다. 들고 다니기 쉽게 3단으로 접을 수 있도록 제작했다. “산업 디자이너인 아버지의 친구가 폈다 접을 수 있는 휴대용 아버지 사진 제작을 도와줬다" 고 했다.
그는 CNN에 “들고 다닌 아버지 사진은 길이가 180㎝에 달하는 평평한 판자로 만들었지만, 3단으로 접을 수 있어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어 사진을 위해 추가 좌석 비용은 들지 않았다“ 고 밝혔다. 그는 비록 실제 아버지는 아니어도 함께 여행한다는 기분으로 패널을 들고 지난 4월부터 한달간 유럽을 돌아다니며 아이슬란드의 스코가포스 폭포부터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까지 유명 관광지에서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그의 유럽 여행 내내 아버지 사진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많은 사람이 가던 길을 멈추고 내게 사진의 인물이 유명한 사람이냐고 물었다”며 “멈춰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에서 돌아와 뉴욕에서 자신의 블로그에 여행사진들을 올렸고 이후 전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 인터넷 매체는 "아빠, 천국에서 보고 계시나요? 우리는 함께 세계 여행 중♡" 같은 제목으로 그녀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나 양 블로그: http://greaseandglamour.com/features/for-my-fa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