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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 마주앉아선 부부싸움 못풀어… 같은 방향 보고 걸으며 대화하세요

자식과의 대화에서도 필요

 

사진: 남태평양 이스터 섬에 있는 거대한 석상들. 하나 같이 모두 바다를 향해 바라보고 있다. 마치 어떤 염원을 나타내는 듯, 무엇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에서 영원함과 평안함을 느낀다.

 

고개를 숙이고 걷는 것은 좋지 않다. 땅을 보면 '되씹는 생각(반추 사고•rumination)'이 활성화되어 상황을 비관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

 

"여보, 우리 이야기 좀 합시다." 저녁상을 치운 뒤 거실로 가는 배우자의 소매를 붙잡아 앉힌다. 부모 자식 간에 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뭐든지 다 말해봐. 오늘 다 들어줄게." 이렇게 대화를 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처음 두세 마디는 잘 풀리는 듯 하겠지만, 오히려 갈등이 반복되고 언성이 높아지기 쉽다. "내가 언제 그랬냐,

 

사실관계는 명확히 하자." 이렇게 따지다가 "역시 우린 말이 안 통해"라며 씁쓸하게 자리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화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미리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나와 상대방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왕이면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 좋다.

 

시야가 많이 겹칠수록, 즉 같은 곳을 바라볼수록 뇌에서 경험하는 세상이 같아진다. 그래야 생각도 통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서 마주 보며 대화를 시작한다. 같은 공간에 있으니 대화가 잘 풀리리라 기대를 한다. 사실은 정반대다. 마주 앉으면 내 시야에 들어오는 세상은 상대방이 보는 것과 다르다. 내가 보는 것을 상대방은 보지 못한다.

 

공감대를 찾기 어렵게 된다. 대화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함께 걷는 것이 제일 좋다. 같은 곳을 보며 같은 시야를 공유하면 깊은 대화가 이루어진다. 주말에 숲길을 걸어보자. 강변이나 호숫가를 걸어도 좋다. 미국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탁 트인 자세(expansive posture)'는 영향력이 커진 느낌을 주는 동시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도 낮춰준다.

 

고개를 숙이고 걷는 것은 좋지 않다. 땅을 보면 '되씹는 생각(반추 사고•rumination)'이 활성화되어 상황을 비관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 믿기 어려우면 실험을 해보자. 정면을 보고 걸어가면서 지나간 일을 후회해보시라. 고개를 들어 따사로운 햇살을 감상하며 계속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상처가 깊은 분이다. 상담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고개를 숙이고 걸으면 생각이 비관적으로 변한다. 땅을 보는 것은 패배자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눈에 보이는 것을 반영하여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할 때도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하라는 것이다. 둘이서 같이 앞을 보고 걸을 때는 싸우기 어렵다. 둘이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말싸움이 벌어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몸을 돌려서 서로 마주 본다. 이것은 전투 자세이다.

 

그럴 때 싸움을 피하고 싶으면 그냥 앞만 보고 내처 걸으면 그만이다. 직원이나 자녀를 타이를 일이 있으면 앞을 보고 걸으면서 타일러보자. 훨씬 부드럽고 건설적인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사랑이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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