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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오현 칼럼 - 부끄러워 할 줄 모른다면...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안녕하지 못하다 이놈아!"하실 분도 계실 것 같아서 인사 드리기가 좀 멋쩍습니다.

그렇지만 형식적인 것 같아도 안녕하시길 비는 마음에서 그렇게 인사할 수 밖에 없음을 양해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주변에 아무런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안전함을 느끼고 계속 살아갈 수 있겠습니다 만 그래도 심상치 않는 세상 일들로 인해 기도의 제목으로 하나님과 소통해 보는 것도 지혜로운 일 중에 하나입니다.

 

좋든 나쁘든 심상치 않는 일을 먼저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평안을 맛보는 경험도 복된 것입니다. 자연 재해와 예사롭지 아니한 Ebola virus나 호흡기 바이러스 같은 전염병으로 인해 불안해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이기주의에 물든 불순한 양심과 잘못 쓰는 완력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일들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남을 죽이는 죄를 지으면 몸 맘이 아프거나 편하지 아니하여 양심이 괴로워야 할 터인데, 그러나 깊이와 높이가 없는 흑백 논리로 양심이 꼬이면 괴로워 하는 양심을 무마하고 합리화하기 시작합니다.

 

허울 좋은 단식 선언으로 남을 엿먹이고 자기 이익 만을 관철하려 생떼를 부리거나 더 꼴불견인 것은 극단적인 이슬람교도들이 옛날에 유대교 열심당(Zealot)이나 아니면 기독교의 십자군(Crusade)과 똑같은 소위 "거룩한 전쟁"을 시작해 남들을 처형하고 참수 하는가 하면 스스로 폭탄을 품고 지랄하고 엎드려져 끔찍한 대량 학살을 시도하거나 더욱이 많은 신도들이 따랐던 종교 지도자들이 재판소에서 형을 선고 받는 것들을 듣고 보면 정말로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가인의 후예들입니다.

 

정책이나 이념이나 파벌이나 종파에 찌들려 비뚤어진 양심과 잘못된 열심인 것을 전혀 몰라 뉘우침의 눈물을 홀릴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눈물이 말라서가 아니고 마음속에 꼭 있어야 할 하나님의 의와 인자함이 없고 대신 없어야 할 이기적 신앙이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매정하고 비뚤어진 양심과 믿음과는 정반대로 일상생활에서 평범한 말과 행동으로도 인정이 넘쳐흘러 다른 사람을 감탄하게 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배겨낼 수 없게 하는 기발한 일들도 우리 주위에 있습니다.

 

일상 생활 삶을 통해 가슴이 찡하고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하는 능력으로 눈물까지 말라 버린 종교인들의 양심을 심도있게 때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삶의 공통점은 특정한 시공을 초월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귀찮게 하지도 않고 또한 귀찮게 생각하거나 얼굴을 찡그리지도 않고 그 어떤 속셈도 없이 환한 얼굴로 예의 바르고 멋있고 따뜻하게 자신들의 삶의 향기를 풍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이 아름다운 이들을 조직 종교에 속하지 않는다고 꺼려한다면 그런 태도가 더 걱정스럽고 부끄러운 짓일 것입니다. 참으로 트집 잡어야 할 본질적인 정의와 자비를 뒤로 하고 비본질적인 것들을 가지고 미주알 고주알 캐묻고 생떼를 쓴다면 삶의 맥에서 본다면 통하지 않는 삶일 것입니다. 비근한 예를 몇몇 들어 보겠습니다.

 

교황이 예수처럼 "죄 없는 자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했다고 죄인을 옹호하는 분 이라고 하고 더욱이 "말의 문맥"을 무시하면서 연약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고 했다고 잔인한 분들이라 하고 "명량"이란 영화가 Raleigh에서 상영되고 있었다 합니다만 이순신 장군이 "내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했다고 그를 거짓말쟁이라 하고 또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했다고 그가 살고자 했기 때문에 죽었다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겠습니까? 이거야말로 뭐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독선적인 자들을 향해 "독사의 자식들!" 이라고 꾸짖는 예수님을 상스러운 사람이라고 한다면 국어 실력을 의심할 정도가 아니라 정신 이상자가 아닐까 의심이 갈 정도입니다. 말 장난과 남의 말을 왜곡하고 뒤집어 탓하기 시작하는 것은 마음이 꼬여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나무처럼 꼬이지 않는 이들은 바보처럼 보이는 예수, 이 순신, 교황을 우러러 보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예를 들자면 한이 없습니다. 역사나 경전 지식을 젊은이들에게 가르치지만 일상생활에서 언행이 같지 않는 삶을 죽 먹듯이 하는 습성을 부끄럽게 느낄 줄 알아야 그들에게 진솔함이나 품위나 예절이 있는 삶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라지를 심어 놓고 알곡을 거두려 한다면 황당한 것입니다.

 

그래도 기쁜 소식은 나날이 "십자가의 도"로 스스로 자신을 바르게, 착하게, 아름답게 꼬이지 않는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끊임없이 오고 또 차례없이 가야 하는 이 세상에서 잠시 머물러 살다가 떠날 때 원망 없이, 통곡 없이, 부끄럼 없이, 자연스럽게 갈 수 있도록 미워하지 않는 베푸는 마음과 얼굴로 남을 대하는 법을 매일 터득해야 할 것입니다.

 

죽음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경험할 수 없는 것인데도 마치 죽음의 뒷면을 갔다 온 것처럼 지옥과 '천당'을 식은 죽 먹듯이 말하면서도 삶의 태도는 정반대인 것을 보인다면 잘못된 믿음의 소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환절기에 순간-순간마다 기운 내시고 추억에만 머물지 마시고 황당한 기대에 설레지도 마시고 그저 지금 여기서 기운 내시고 건강하게 훤하고 환한 삶을 살아가시는 법을 터득하시기를 빌면서 하나님의 뜻이면 다음 달 칼럼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풍암 박 오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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