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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뼈대로 골격을 이루고, 눈코입 창자, 오줌보, 힘줄, 같은 장기를 피부로 둘러싸서 하나로 살아가는 내 신체를 내 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 몸안에는 있는 세포들은 모두 내 유전자의 조정을 받는 내 세포라고 믿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사실 십분의 일 (10%)만 순수하게 내 세포이고, 나머지는 내가 아닌 다른 미세생명체들입니다. 십분의 일밖에 안되는 내 세포와 조직들이 나머지 십분의 구(90%)와 서로 어울려서 내 몸의 기운을 만들고, 활력을 쓰면서 살아갑니다.
이 어울림이 상생관계이면 제일 효율이 높게 기운을 만들고, 만들어진 기운을 몸의 구석구석까지 배달하여 중추조직과 말초조직이 온전한 하나의 큰 생명동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이 발산하는 기운은 손을 잡지 않아도 느낄수 있고,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느낄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만지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왕성한 생명력은 십분의 일의 자기와 십분의 구의 남의 조화로운 상생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내가 아닌 내 몸의 십분의 구를 잘 섬기고 있습니까? 머리가 아프거나, 콧물이 좀 나거나, 목이 붓거나, 토하거나, 설사하거나, 배가 아프거나 하는 경험들은 아이 어른 할 것없이 대부분 겪습니다. 병균의 감염증상이라 쉽게 판단하고, 항생제를 먹는 이 증상들은, 다시 생각하면 십분의 일과 십분의 구의 조화가 깨지거나, 그 둘을 합한 것보다 훨씬 큰 나를 둘러싼 환경과의 조화가 깨진 경험을 내가 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는 바라지 않은 이 경험을 이겨내고자 하는데, 나와 조화를 이뤄 도와줘야 할 십분의 구 가운데 일부, 나를 둘러싼 환경속의 균을 죽이는 항생제요법이 나를 건강하게 하는데 얼마나 도움을 줄까요? 어쩌면 내가 쉽게 이길 수 있도록 해 줄수도 있겠으나, 내가 스스로 건강해질 기회를 앗아가는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머리가 아프거나, 콧물이 좀 나거나, 목이 붓거나, 토하거나, 설사하거나, 배가 아픈 증상들은 모두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것들이지만, 내가 온전한 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기능들의 부산물들입니다. 이런 정직한 증상들이 없기를 바라기 보다는 아주 짧고 효율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건강한 나를 바라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조화롭게 섬겨야 할 십분의 구의 이웃 미세생명체들을 죽이는항생제요법이나 진통제를 심각하게 주의해야 할 논문결과를 소개합니다. 아이들에게 자주 처방되는 항생제가 아이의 장내미생물에 나쁜 영향을 주고, 그 결과 아이들이 온전한 성장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논문 (주1)이 저명한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에 발표되었습니다.
미국의 아이들이 평균 열 번의 항생요법을 받는 것을 생각하면, 어떻게 이들의 장속에 있는 미생물들이 온전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숙제입니다. (이 기사는 Science Daily 를 참고하였습니다.) 또 어디서나 처방전없이 살 수 있는 Advil, Motrin, Tylenol 같은 진통제가 청각상실 (hearing loss)을 일으킬 위험을 24% 높인다고 합니다.
이들 진통제는 귀속으로 가는 피흐름을 줄여서 세포들을 다치게 하거나 죽게 하기 때문이라 합니다. 저는 무심코 털어넣는 진통제 알약들이 가져올 위험은 귀속만이 아니라 몸의 곳곳에 해당한다고 걱정합니다.(이 기사는 8월 29일자 하버드의대 소식지를 참고하였습니다.)
항생제의 일시적, 제한적 효능을 부인하고자 하는것은 아닙니다. 앓고 있는 사람의 상태를 가름하고, 병의 정황이 급하고 여유있음을 판단하여 항생요법으로 급하게 구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그러나 오늘날의 항생제 소비경향은 정말 문제가 많을뿐만 아니라, 저의 연구조사와 임상경험에 기초하면, 건강을 해치는 것이 더 많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한국교민 여러분, 항생하는 치료보다는 상생하는 치료로 더욱 더 건강해지시기 기원합니다.
박종배 드림
주1. Yael R. Nobel, Laura M. Cox, Francis F. Kirigin, Nicholas A. Bokulich, Shingo Yamanishi, Isabel Teitler, Jennifer Chung, Jiho Sohn, Cecily M. Barber, David S. Goldfarb, Kartik Raju, Sahar Abubucker, Yanjiao Zhou, Victoria E. Ruiz, Huilin Li, Makedonka Mitreva, Alexander V. Alekseyenko, George M. Weinstock, Erica Sodergren, Martin J. Blaser. Metabolic and metagenomic outcomes from early-life pulsed antibiotic treatment. Nature Communications, 2015; 6: 7486 DOI: 10.1038/ncomms8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