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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콜로라도 낙태 시술 병원서 총격…경찰관 1명 포함 3명 피살, 9명 부상
NC 서부 블랙 마운틴 산간에서 고립된 생활해
1977년 이래 낙태 시술 의사 등 의료종사자 8명 살해당해
지난 27일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낙태 시술 병원에 한 남성이 침입해 무차별 총격을 난사하여 3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병원은 낙태 옹호단체 `플랜드 페어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가족계획연맹)가 운영하는 것으로 일부 임신한 여성들에 대한 낙태 수술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단체는 보수주의자들의 비난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은 이날 오전 소총을 들고 병원에 난입해 총격을 벌였으며, 오전 11시 38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과 건물 내에서 5시간가량 총격을 주고받으며 대치하다가 오후 4시 52분께 경찰에 투항했다. 총격으로 숨진 사람은 진료소 내에 있던 민간인 2명과 경찰관 개럿 스웨이지(44) 등 3명이며, 부상자는 경찰관 5명과 민간인 4명 등 9명이다.
경찰 수사 결과 범인은 로버트 루이스 디어(57, 사진)로 밝혀졌다. 그는 노스 캐롤라이나 출신으로 콜로라도로 1년 전에 이주하기 전까지 애쉬빌 인근 블랙 마운틴(애쉬빌 동쪽 20여 마일 지점 마을) 마을 산간 지역에 거주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은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마을이다. 주로 직장인들과 은퇴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마을이다. 인근 주민에 따르면 디어는 마을 사람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한 주민은 평화스러운 이곳에 한 이웃이 대량 살상을 자행한 무기를 소유하고 있었다는데 대해 매우 불쾌하고 놀랍다고 말했다.
디어는 이곳에 거주할 때 부인이 있었는데 자주 부인을 폭행해 경찰에 몇 차례 신고되었었다고 한다. 또 디어는 주변 이웃들과 자주 언쟁을 하고 다투었다고 한다.
총격이 일어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플랜드 페어런트후드'는 1916년 가족계획과 피임기구 보급 운동의 선구자인 마거릿 생거(1879∼1966)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개설한 병원으로 출발했으며, 1942년부터 지금과 같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미국 전역에서 약 700개의 병원을 운영 중이다. 비영리단체인 ‘플랜드 페어런트후드'는 1970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가족계획법에 서명한 후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으나, 최근 수년간 미국 의회 보수파는 이 단체가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면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지원을 끊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총격이 벌어진 병원은 인공임신중절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낙태 허용을 반대하는 이들이 항의 시위를 자주 벌여 온 곳이기도 하다. 이 병원은 최근 낙태아에서 빼낸 장기를 불법으로 거래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가족계획연맹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지만 그 이후 가족계획연맹에 대한 협박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총격 사건의 범인 로버트 루이스 디어는 경찰에 체포된 후 '아이들의 장기는 더이상은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계획연맹 측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범인이 낙태 반대를 위해 이 같은 공격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 진료소가 있는 콜로라도스프링스는 미국 언론에서 '복음주의자들'로 통칭되는 개신교 근본주의자들과 낙태 반대 운동을 벌이는 기독교 보수 단체들의 세력이 매우 강한 곳이다. 미국 전국낙태연맹에 따르면 1977년 이후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하는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 등 의료 종사자 8명이 살해당했다. 최근 피살 사례는 2009년에 발생했다.
또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하는 의료기관들에 대한 무단침입, 기물파손, 방화, 살해 위협 등 폭력 사건이 약 7천 건 보고됐다.
비영리단체인 미국 가족계획연맹은 1970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가족계획법에 서명한 후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으나, 최근 수년간 미국 의회 보수파는 이 단체가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면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지원을 끊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 이번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희생자들과 그 가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갈수록 더 많은 미국인과 그들의 가족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총격 사건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이런 게 정상적인 것이 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며 총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nc한국인뉴스 편집부)
사진: 범인 로버트 루이스 디어가 블랙마운틴 산간에서 거주했던 캐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