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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미 대선 판도(2) - 극極과 극極의 대결로 간다

요동치는 미 대선 판도(2)

 

극極과 극極의 대결로 간다

 

민주당 버니 샌더스 뉴 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압승,

공화당 트럼프 압승

 

젊은이들 75세 노 정객 샌더스에 열광 - “지금은 샌더스 같은 참신한 사람이 필요”

트럼프 “대통령 되면 당장 밀입국자 막아 일자리 늘릴터”

 

 2월 9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 2번째 경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민주당 버니 샌더스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다.

 

<샌더스 돌풍>

아이오와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패한 뒤 이날 첫 승리를 거둔 샌더스는 “위대한 미국은 소수가 아닌 모든 국민의 것”이라며 “월스트리트부터 워싱턴, 메인주(州)부터 캘리포이나주까지 전 미국에 메시지를 울려 퍼지게 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 에너지와 흥분을 가지고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주의자인 샌더스는 미국 기득권층을 향해 “우리는 부정한 경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밤과 내일 뉴욕에 머물지만 월가의 펀드매니저를 만날 계획은 없다”며 “바로 여기서, 미국 전역에서 (보통 시민) 기부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을 향해 오는 20일 치러지는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그리고 오는 3월 1일 슈퍼화요일을 치르는데 필요한 선거자금을 기부해달라고 호소했다.

 

샌더스의 돌풍은 뉴 햄프셔에서 감지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일찌감치 패배 선언을 하던 9일 저녁, 미국 뉴햄프셔주의 주도 콩코드의 한 고등학교 앞에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승리 연설을 듣기 위해 수천명이 모였다.

 

상당수는 입장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지만, 수백명이 영하 10도의 추위 속에 밖에서라도 샌더스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몇 시간을 기다렸다.

 

주말 코미디쇼인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에 손님으로 출연한 그는 이제 확실한 젊은이들의 우상이 돼 있었다. 이달 초 아이오와에서 불기 시작한 바람은 뉴햄프셔에서 거대한 태풍이 됐다. 뉴햄프셔는 8년 전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가 버락 오바마를 꺾고 1위를 차지했던 곳이다.

 

여기서 샌더스는 20%포인트가 넘는 차이로 압승했다. 경선전은 이제 겨우 시작됐지만 힐러리 ‘대세론’은 무의미해졌다.

 

 힐러리는 뉴햄프셔 경선을 앞두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을 내세워 젊은 여성들의 표를 얻기에 주력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맨체스터의 한 투표장에서 만난 여대생 지아다 아브디치(19)는 “힐러리가 여성이라는 점은 큰 고려대상이 아니다. 지금의 상황은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좌절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처럼 낡은 이미지가 아니라 샌더스 같은 참신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 경선이 열리는 네바다(20일), 사우스캐롤라이나(27일)에서는 힐러리가 샌더스에게 20~30%포인트 정도 지지율이 앞서 있다. 두 주는 아이오와, 뉴햄프셔와 달리 히스패닉•흑인 비율이 높고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이 많다.

 

하지만 아이오와에서의 선전, 뉴햄프셔에서의 압승으로 샌더스는 인지도를 크게 높였고 힐러리와의 격차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본 궤도에>

 

지난 아이오와 전당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뒤 이날 첫 승리를 거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강한 미국’을 한껏 강조했다. 그는 “내 지도력 하에서 미국은 다시 이기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했다.

 

 

그는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만약 내가 미국 최고사령관이 되면 이슬람국가(IS)를 때려부수고, 보다 나은 무역 협상을 하겠다”고 강경론을 외쳤다. 이번 뉴햄프셔 공화당 예비선거의 특징은 2•3위 경쟁이 치열했다는 점이다.

 

아이오와의 1~3위는 이번에 모두 바뀌었고, 혼전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오와에서 2위로 밀려 ‘지지율 거품’ 논란이 나왔던 트럼프는 다시 바람몰이를 할 발판을 마련하여 승세를 굳힐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번 승리는 지지자들을 실제 투표장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출구조사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준 유권자의 절반 이상은 최소 한 달 전에 마음을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치전문 미디어 파이브서티에잇은 전했다. 트럼프는 이날 경선 뒤 “미국을 어느 때보다도 위대하게 만들겠다” “중국과 멕시코와 일본이 우리 돈과 일자리를 가져가지 못하게 할 것이며 강하고 큰 군대를 만들겠다”면서 다시 미국인들의 애국주의를 부추겼다.

 

공화당의 다른 주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온건 보수로 분류되는 케이식이 2위로 올라서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트럼프의 절반을 득표하는 데 그쳤다. 히스패닉계 초선 상원의원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테드 크루즈와 마르코 루비오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함께 10~11%대 득표율로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였다. 아이오와에서 선전을 펼친 루비오는 지난 6일 TV토론에서 같은 말을 되풀이해 점수가 깎였고, 결국 이를 만회하지 못했다.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가 간신히 4위로 올라선 부시는 기사회생하는 분위기이지만, 사퇴론을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아이오와에서 4위를 한 흑인 외과의사 출신의 벤 카슨 후보는 꼴찌로 추락했다. 과거의 예를 보면 2008년과 2012년 뉴햄프셔 경선에서 1위를 한 공화당 후보들은 결국 당의 대선후보로 지명됐다.

 

<미 대선 관점 포인트>

결국 이번 미 대선은 극과 극의 대결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 샌더스는 본인 스스로 주창하듯이 ‘민주적 사회주의자’ 이다. 전통적 중도 성향과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미국인 입장에서 보면 극좌에 해당하는 셈이다.

 

그는 사회주의자라고 공화당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오바마 현 대통령보다 그런 점에서 훨씬 좌측에 가 있다. 한편 공화당을 보면 아이오와의 1등 크루즈는 강경보수 티파티였고, 뉴햄프셔의 1등 트럼프도 극우파다.

 

이런 관측에서 올 미 대선은 극좌대 극우의 대결이 이루어 질 수도 있다. 바야흐르 미국 정치가 어느 한쪽으로 선회하면서 기존 정치 지형이 바뀔 수 있거나 아니면 장기적 미국 정치 이념 판세가 변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는 이유이다. 따라서 이번 예비선거와 대선의 관전 포인트는 단연 극과 극의 대결이 이루어 질 것 인가와 그러면 누가 이길 것인가 이다.

 

◇極과 極의 대결로 갈 것인가?

트럼프는 이미 알려진데로 극우 성향의 말을 쏟아내고 있다.

버니 샌더스는 본인 스스로 밝혔듯이 사회주의자이다. 따라서 양극단에 서있는 샌더스와 트럼프의 대결이 이루어 질 것인가가 관심의 초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 와중에 미국민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힐러리 등 중도 성향의 후보들이 기를 못쓰고 있다. 이처럼 좌던 우던 급진주의자들이 부상하자 일부에서는 미국인들이 솔직해졌다고 평가한다. 원래 극단주의를 혐호하는 것이 미국 주류의 정서였는데 이번 선거는 대놓고 우측에 서 있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해주는 ‘막말’트럼프와 스스로 사회주의자를 자칭하는 샌더스가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누가 대통령이 되던 간에 미국이 분열될 가능성은 커졌다는 진단이다. 선거이후 미국의 향방이 주목되는 이유이다.

 

◇ ‘아웃사이더’ 돌풍 일 것인가?

이번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아웃사이더 돌풍’ 이 현실화될 것인가이다. 전통적 정치써클내의 정치인들끼리의 잔치에 기업인 출신 트럼프가 끼어들고 전 뉴욕시장 블룸버그까지 판을 넘봄으로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샌더스는 연방 하원의원, 상원의원 등 그의 정치 역정 대부분을 무소속으로 지냈다. 민주당에는 2015년에야 입당했다. 민주당 터줏대감 입장에서 보면 샌더스는 그야말로 아웃사이더인 셈이다. 즉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뽑아내는 겪이다.

 

이런 관점은 트럼프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아웃사이더’ 돌풍은 소모적인 정치 공방에만 몰두하는 기존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의 불신과 분노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이 만연하면서 자본주의 개혁을 주장하는 사회주의자 샌더스가 부상했고, 특권에 사로잡힌 워싱턴의 개혁을 정치 신인 트럼프가 외치자 일반 시민이 환호했다. 아웃사이더들이 일시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적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꾸준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양당 체제가 중대한 위협에 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 샌더스의 정책

샌더스는 경제정책에서 한층 이상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2010년 12월 오바마 대통령의 부자감세안에 반발해 상원에서 무려 8시간 30분 동안 비판연설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이념)를 이렇게 규정한다.

 

“민주적 사회주의란 부자들을 위한 경제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경제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억만장자와 같은 부자들의 특권에 맞서 가난한 사람들과 중간계급이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선거운동의 핵심 원칙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월 스트리트 투기 자본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해서 대학 등록금을 무료로 만들겠다(부자 증세 및 대학 무상 교육) 거나, 미국은 연방정부가 비용을 지불하는 보편적인 의료보험제도(국민의료보험)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행기 일반석 (이코노미석)을 타고 여행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75살의 노 정치인이 젊은 세대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면서 힐러리 대세론을 강하게 위협하고 있는 이유이다.

 

◇미 대통령 예비선거는 6월 14일 워싱턴 D.C. 경선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그리고 공화당은 7월 18일, 민주당은 7월 25일부터 각각 전당대회를 치른다. 그리고 본격적인 대선 경쟁에 들어가 11월 8일(화)에 전국 선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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