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nc뉴스

nc한국인사회

교회.종교

세계/한국/미국뉴스

최신건강뉴스

비지니스 아이디어

칼럼

이민

이민

교육

교육

문화/문학/역사/철학

음악/동영상

여행정보

음악

nc한국인뉴스선정동영상

English

English

확대 l 축소

박오현 칼럼 - 아무리 야해도 진리인걸!!

박오현 박사(Ph. D), 은퇴목사 (PCUSA) 겸 명예교수(Appalachian State University)

 

아무리 야해도 진리인걸!! 독자 여러분 안녕하셨지요! 결국에는 무더운 여름은 가고 가을-계절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먹구름 대신 횐 구름이 떠돌고, 하늘이 더 높아 보여 시원한 바람도 불고, 한 여름 동안 단조롭게 짓 푸른 색깔만 뿜어내었던 나무 잎들이 여기 저기서 붉은 빛이나 누른 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새벽 아침에는 풀벌레나 귀뚜라미들이 뜰에서 우는 소리도 들려 옵니다.

 

상상의 철로길가에서는 가을 전령인 코스모스가 어디든지 훌쩍 떠나보라는 듯이 가볍게 하늘 하늘거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을의 정취를 더 북돋우기 위해 집안에 앉아서 한잔의 서양 숭늉이나 차를 마시면서 늦 가을의 향기를 만끽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두막집 뒤뜰에 핀 붉은 장미꽃이 이제는 꽃송이가 작아지며 바래지고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침에는 청초한 붉은 빛을 토해내려고 몇몇 꽃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 안쓰럽고 고맙기까지 합니다. 인간의 마음을 이상야릇하게 건드리는 자연의 가을철이 오면 우리 인간도 어차피 철이 들 것입니다. 똑 바르게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이 무르익어가는 가을맞이를 위해서라도 어떻든 오래 살고 볼일입니다.

 

이 늦은 가을에 시인 윤 동주의 "가을 밤"이란 시가 떠올라 읊어 드리겠습니다. 거부반응 같은 느낌이 없이 이 시가 마음에 다가와 독자들을 빙그레 웃게 하면 "철"이 들었다는 증거가 될 수 도 있겠습니다.

 

궂은 비 내리는 가을 밤

 

벌거숭이 그대로 잠자리에서 뛰쳐나와

마루에 쭈그리고 서서 아이인 양 하고 쏴---오줌을 쏘오

 

 - 윤 동주 -

 

혹시 독자님들 중에 이 시를 읊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어른스럽지 못한 너무 야한 표현이다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윤 동주가 남자의 특권 중에 하나인 발가벗고 서서 오줌을 눈다고 적나라한 표현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은 "하늘을 우러러" 조금도 부끄러움 없는 멋진 삶을 살기를 바랐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쏴-오줌을 쏘오"는 생명 그 자체의 흐름을 시적으로 너무 잘 표현한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원시시대부터 변치 않고 지속되어온 인간의 신진대사와는 달리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리 변해도 그렇지 어떻게 일상 삶이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지구 땅 위에서 배달 민족으로 살아 오면서 흔히 사용하였던 언어들이 이제는 더 이상 쓰이지 않거나 뇌리에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뒷간"이란 말은 이젠 들어볼 수 없는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거나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뜻을 몰라 사용치 않는 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옛날처럼 대소변을 볼 수 있게 집 뒤뜰에 만들어 놓은 곳이 이미 사라 진지가 오래기 때문 입니다.

 

지금은 침실 방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는가 하면 휴지도 필요 없이 세척기(bidet)로 닦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서울 정도로 첨단 기술과 인공 두뇌의 발달로 모든 것을 편리 위주로 지향하려는 문화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직접 두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그래도 가을 밤 비를 맞아가면서도 측간(뒷간)으로 갔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면서 회상해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세상 살이에서도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만고의 진리로 남아서 계속 사용되는 "쏴--오줌을 쏘오."라는 표현은 아무리 누가 뭐래도 우리 몸과 맘에 양약으로 쓰일 귀한 말씀일 것입니다. 세월을 초월해서 알맞게 그리고 올바르게 쓰임 받을 수 있는 야한 말이라도 모두가 "말씀"일 것입니다. 반대로 아무리 거룩한 책 속에 "----"라고 씌어 있을지라도 일상 삶 속에서 사용 받지 못하거나 안 쓰이면 기억에서 사라질 죽은 말일 것입니다.

 

예외 없이 모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조야한 언어도 귀담아 듣고 뜻을 헤아려 보려는 것도 인생 과제 중에 중요한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낮의 날씨가 시원시원하지만 가을 밤과 아침은 싸늘합니다. 이런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달부터 flu 백신을 맞아야 할 계절입니다.

 

하나님의 뜻이면 다음 달 칼럼에서 다시 뵙도록 기약하겠습니다.

 

풍암 박 오현 드림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