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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장의 그래픽은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가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까만 점과 파란색 지역을 잘 보면알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후보는 최종 유권자 투표에서 59,814,018표를 얻어 59,611,678표를 얻은 트럼프에 202,340표, 약 0.2%P 앞섰다. 그러나 졌다.
대체 왜 ? 극적인 예를 들어보자.
이기고도 졌을까
클린턴은 뉴저지에서 약 197만 표를 얻어 151만 표를 얻은 트럼프를 큰 차이로 따돌리며 이겼다.
이 경우 클린턴은 뉴저지 선거인단 전원의 14표를 승자 독식한다. 반면 트럼프는 미시간에서 227만 표를 따내며 226만 표를 얻은 클린턴을 간신히 따돌렸다.
이 경우에도 트럼프는 미시간의 승자 독식 표인 16표를 승자 독식한다. 결과적으로 424만 표 이상을 얻은 클린턴은 14개의 선거인단 표를 얻고, 트럼프는 379만 표로 16개의 선거인단 표를 얻는다.
더 많은 유권자의 표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하는 역설적인 결과가 생긴다. 이를 쉽게 얘기하면 클린턴의 표는 선거인단 제도를 거치며 '희석됐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어디서 어떤 표가 희석됐을까? 미국의 정치 블로그인 싱크 프레스는 '지방의 백인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 비해 도시의 표가 희석됐다'고 주장하며 '와이오밍(공화당 우세 지역)의 경우 인구 22만 당 선거인단 표가 하나지만, 캘리포니아(민주당 우세지역)의 경우 인구 67만 당 선거인단 표가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거주 인종과 유권자의 한 표가 미치는 영향력의 관계는 거대한 통계적 자료가 없이는 입증하기 힘들다.
인구 2천4백만의 텍사스와 인구 68만의 알래스카를 비교하면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각 주를 대표하는 도시와 도시가 아닌 지역의 차이만은 매우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8%포인트의 차이로 승리를 거둔 오하이오의 경우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파란색'(클린턴 승리 지역)이 눈에 띈다.
아래는 오하이오 주의 지역별 개표 결과를 색상으로 표시한 것이다. 까만 점과 푸른색이 기억나는가?
까만 점은 해당 주의 거점 도시를 푸른색은 클린턴이 승리한 지역을 나타낸다. 까만 점이 찍힌 지역은 푸른색을 띠고 있는데, 바로 오하이오에서 가장 큰 도심이 자리 잡고 있는 신시내티, 콜롬버스 그리고 클리블랜드다.
공화당의 거대 텃밭인 텍사스에서도 이런 현상은 두드러졌다. 까만 점이 찍힌 댈러스, 샌안토니오, 휴스턴은 파란색을 띠고 있다.
클린턴을 지지한 오하이오와 텍사스 도시 사람들의 표심은 선거인단 제도에 따르면 결국 다 '죽은 표'다.
이번 선거에서 힐러리가 유권자 표에서 이기고도 선거인단 표에서 진 이유 중 하나가 '각 주 거점 도시의 표심이 희석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미국이 18세기 투표 시스템을 유지하는 이유는 '하나의 거대 지역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도록 경제하는 시스템으로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이번 대선은 1800, 1824, 1976, 2000년에 이어 미국 역사상 다섯 번째로 더 많은 유권자 표를 얻고 선거에 진 경우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번 2000년도 선거에서는 앨 고어가 50만에 가까운 유권자 표를 더 얻고도 조지 W 부시에게 졌다.
당시 조지 W 부시는 거대 선거인단을 거느린 플로리다에서 불과 537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연방정의 특성상 직선제는 답이 아닐 수도 있다.
직선제가 도입되면 대통령 후보는 와이오밍에
는 절대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똑같은 문제를 5번 틀렸으면 이제는 '이게 답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해볼 만하다. 주 단위의 승자 독식이 아니라 주를 인구수 별로 나눠서 선거인단을 분배하기만 해도 더 정확한 민의가 전달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