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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1월에 두개의 중요한 이민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내용의 행정명령과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지 않는 ‘이민자 보호도시’에 연방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 더램 다운타운 CCB 플라자에서 지난 1월 27일 수백명의 시민들이 트럼프의 새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No borders, No nations’ 이란 구호를 외치며 이민자들과 난민 보호 및 지지를 외쳤다. 이날 시위는 난민재정착기구인‘세계교회봉사’더램 오피스가 조직했다.
이어 테러 관련 7개국 국민의 미입국 비자 발급을 즉각 중지하는 초강경 이민정책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큰 혼란에 빠져 항의 시위를 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멕시코 국경 건설 즉각 착수>
트럼프는 멕시코 장벽 건설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장벽 건설 비용은 누차 밝힌대로 전적으로 멕시코에 부담시키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멕시코 대통령은 이러한 트럼프의 일방적 행동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트럼프와 예정된 정상회담도 즉각 취소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협상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며 “장벽 건설 비용은 내가 항상 말했던 대로 전적으로 멕시코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체자 보호도시에 대한 연방 재정 지원 중단>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체류자 보호 도시에 대해 연방정부 지원금 지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자 전국 각지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현재 뉴욕시를 비롯해 LA, 워싱턴DC, 시카고, 볼티모어 등 이민자 인구가 많은 대도시들은 연방정부의 불체자 단속 정책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
이민법률센터(ILRC)에 따르면 전국에서 대도시 39곳과 카운티 364곳이 이민자 보호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만약 행정명령에 따라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이 끊길 경우 뉴욕시 경우 ‘섹션 8 바우처’로 불리는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등 대상 주거비 보조 프로그램이 연방정부 지원금으로 충당돼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방정부의 교육 지원금 17억1800만 달러, 대테러 예산 3억8000만 달러 등도 지급이 중단될 수 있다. 그러나 빌 드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 “비도덕적”이라며 불체자 보호 도시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또 “우리의 경찰들이 이민 단속관처럼 쓰이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 보스턴, 시카고, 시애틀 등 전국 주요 도시 시장들도 불체자 보호 도시로 계속 남을 것이며 이민자들을 지키는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테러와 관련된 중동 7개국 국민 미국 입국 비자 발급 중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발령해, 테러와 관련된 이라크, 이란,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리비아, 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비자발급 및 입국을 90일 동안 일시 금지했다. 트럼프는 이번 정책에 대해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미국 잠입을 차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트럼프의 반 난민?반 무슬림 봉쇄정책에 전 세계는 혼란과 분노로 들끓고 있다.
이란 외무성은 28일 성명을 내고 "이슬람 세계에 대한 심한 모욕"이라며 비난했다. 그리고 이란 정부는 "이란인의 입국 금지가 계속되는 한 우리도 원칙적으로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트럼프 정책의 대항 조치로써, 미국인의 이란 입국을 제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 등에 의하면, 이란인은 유효한 비자를 갖고 있어도 28일부터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하고 있다. 29일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번 조치에 이들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및 비자발급은 중단됐으며, 일부 항공사에서는 이들 7개국 국민의 미국행 발권이 중단되는가 하면, 뉴욕 JFK 국제공항 등에서는 난민 등이 억류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카이로 국제공항에서는 28일 뉴욕행 이집트에어 항공기에 탑승하려던 이라크인 가족 5명이 트럼프의 비자 제한 조치 실행 직후 탑승을 거부당했다. 미국은 지난 한해 총 8만5000여명의 난민을 받아들였으며, 그중 1만2500여명이 시리아 출신이었으나,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에 따라 시리아 난민들의 미국행도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전세계적 혼란과 분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반 이민 정책을 확대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2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7개국가는 단지 "시작점"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국가가 트럼프의 반 이민 행정명령 국가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및 전 세계에서 항의 시위>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초 강경 이민정책에 미 전국에서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오후 맨해튼 워싱턴스퀘어파크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모여 ‘단합’ ‘포용’ 등을 외치며 이날 발동된 대통령 행정명령에 항의했다. 26일 필라델피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노스 캐롤라이나에서도 더램, 샬롯, 랄리, 채플힐 등에서 항의 시위가 잇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