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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이어진 집중호우로 방류 속도내다 배수로도 파손
"댐 안전엔 큰 문제없다"지만 15일 또 폭우 예보돼 '불안'
미국에서 가장 높은 댐인 캘리포니아주(州) 북부 오로빌 댐이 범람 및 붕괴 위험에 처해 2월 12일 인근 지역 주민 20만명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약 240㎞ 떨어진 오로빌 댐은 댐 높이가 230m, 저수량이 4.4㎦에 달하는 대형 댐으로 캘리포니아 주민 수백만 명의 식수원 역할을 한다.
이달 초부터 댐 주변 지역에 폭우가 계속되면서 초당 566㎥의 엄청난 물을 방류하던 중앙 배수로의 바닥이 지난 7일 파손돼 큰 구덩이가 생기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11일 구덩이가 길이 60m, 깊이 9m까지 커지자 당국은 1968년 댐 준공 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던 댐 가장자리의 비상 배수로까지 열었다.
그러나 12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 내린 폭우와 폭설로 오로빌 댐으로 유입되는 물이 급증해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비상 배수로까지 일부 파손됐다. 미 국립기상서비스센터는 이날 "비상 배수로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할 경우 오로빌 호수의 물이 쏟아져 나오게 될 것"이라며 "댐의 중앙 배수로 바닥에 생긴 구덩이가 점점 커지면 댐 구조가 위태롭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정부 수자원국은 "오로빌 주민들은 북쪽 방향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밤 주변 고속도로는 서둘러 대피하려는 주민 차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당국은 비상 배수로 방류가 계속될 경우 엄청난 양의 물이 댐 하류 페더강에 유입돼 강이 통과하는 오로빌시 등에 대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급류로 인해 캘리포니아주 최대 연어 부화지인 페더강 바닥이 훼손돼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LA타임스는 이날 오후 10시쯤 댐 수위가 내려가면서 비상 배수로를 통한 방류가 일단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댐의 중앙 배수로에 구덩이가 생겼지만 댐 자체의 안전이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며 "댐 전체가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는 15일 이 지역에 또다시 폭우가 예보돼 있어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캘리포니아주 등 미 서부 지역은 지난 5년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지만 올겨울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