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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오현 박사(Ph. D),
은퇴목사 (PCUSA) 겸 명예교수(Appalachian State University)
7월달입니다.
지난 한달 동안도 안녕하셨습니까! 자유로운 민주주의 나라에서 자유롭게 살면서 비판적인 칼럼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복의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것에나 누구에게도 얽매이거나 구속 받지 않고 우리들의 양심의 표현을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으로 이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이라고 다 말입니까 진실과 사실과 상식에 의거하여 표현된 말이 되어야 말이지요. 그렇지 않다면 자유가 아닌 남용일 것입니다. 새로 뽑힌 자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임기동안 “빈손으로 들어가 빈손으로 떠날 것이다”란 말을 했습니다.
“정”이 많은 군중들의 귀에는 이 말이 감격스런 표현이고, 더욱이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을 많은 지지자들은 “청렴 결백”한 대통령이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가 구두를 구멍투성이가 되도록 신고, 옷 한 벌만 입고 살았다는 등등의 소박한 과거의 삶을 이미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더욱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떠들어 군중들의 인기도가 높아가고 있다 합니다. 그러나 도대체 이런 비본질인 것들이 대통령 자질과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는지 이다지도 호들갑을 피우는지를 저는 아주 의심스럽습니다.
대통령 되는 본질적인 정치 철학을 따지지 않고 비본질적인 것만으로 대통령의 자질과 인기를 측정하고 있다면 매우 서글픈 현상입니다.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대통령이 어디에 살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시고, 무슨 신발을 신고, 무엇을 입느냐?는 것들은 대통령이 되는 본질과는 아무런 관계 없는 비본질적인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알아야 할 것은 아무리 표현의 자유를 외치지만 공적으로 표현해야 할 말과 사적으로 해야 할 말이 따로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약에 대통령 자신이 “청렴 결백하게 일하고 떠나겠다”란 표현을 했다고 가정한다면 그가 이미 말한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떠난다”란 표현보다는 훨씬 나아 보이는 표현입니다. 그래도 그 말을 본인 자신의 입으로 떠들썩하게 공적인 자리에서 국민들에게 발표한다고 생각하면 좀 치사스럽게 보일 것입니다.
청렴 결백한 정신으로 대통령 직을 끝내보려는 마음은 그 분의 결심이기에 오히려 자기의 일기장에 기록해 둬야 할 사적인 언어가 아닐까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임기가 끝난 후에 국민들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셋째로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란 표현은 본래 누구나 할 것 없이 원하든 않하든 모든 사람이 죽음과 동시에 반드시 통과 해야만 하는 인생의 관문이란 뜻으로 사용된 말입니다.
모든 인간의 속성을 나타낸 철학적 문구를 곰곰이 씹고 또 씹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문구 속에 숨겨져 있는 미세한 소리까지 알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떠난다지만 살아있을 동안에는 절대로 빈손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소리를... 탁발승이나 거지들도 자기들의 빈 손을 채우기 위하여 구걸하거나 동냥해야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빈 손으로는 절대로 살아갈 수 없다는 보편적인 상식을 깨닫지 못하고 임기동안 청와대에 빈손으로 들어가서 빈손으로 떠날 수 있는 것처럼 지껄이고 뇌깔임은 좀 어폐가 있어 허풍일 뿐만 아니라 실존적으로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 임기 동안 자기 손에 주어진 막중한 권력을 휘두를 수 밖에 없고 임기 동안 받은 명예와 두툼한 연금을 받아 손에 쥐고 떠나간다는 것은 사실이며 상식입니다.
만약 자살한다거나 참으로 빈손으로 청와대를 떠나기를 원했다면 임기 동안 손에 움켜쥐고 있었던 “모든 것들을 내려 놓는다”라는 표현을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떠난다.”라고 말하기 전 국민들께 미리 알려 줘야 하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도대체 “움켜쥔 손” 즉 “소유”가 왜 나쁜 것처럼 인상을 주게하고 또 그렇게 생각하게 하는가!? 만약에 대통령이 자기가 말한 “빈손 정치 철학”자체에 애착을 두고 집착한다면 그가 말한 “빈 손”자체가 그의 꽉 “움켜쥔 손”이 되는 걸 왜 모른단 말인가!!! “빈 손” 혹은 ”가진 손”이 문제가 아니라 그 어느 것에나 집착하는 것이 문제인 것을 깨달아야만 참된 지도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넷째로 만약 본의 아니게 “빈손으로는 절대로 살아갈 수 없다”는 상식을 몰랐다 해도 언론 자유의 본디 그대로의 모습이 이미 일그러져 변질 된 것임을 깨닫고 국민들께 즉시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상식적인 양심의 소리를 듣고도 인정 하지 않으려 한다면 마음이 점점 무디게 되어 양심의 소리보다 위에 열거한 비본질적인 표현 등등을 계속 하게 될 것이고 군중들도 계속 현혹 당하기 쉽습니다.
아무리 인기가 올라갈지라도 양심에 잇대이지 않는 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지나가는 쇼에 불과하거나 불순한 속셈이 섞인 정치적인 말장난이나 거짓말일 것입니다. 이런 말을 계속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설사 대통령이 참말을 한다 해도 더 이상 믿지 않을 확률이 더 많을 것입니다.
하여튼 앞으로는 진심으로 감사를 받을만한 6-25 참전 용사들의 희생으로 세워진 자유 민주주의 나라인 대한 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국민을 위한답시고 상식에 어긋나는 표현인 "공수래 공수거"같은 거창하고 허풍치는 소리를 다시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른 예를 말씀드리면, “탕평책”이라 하면 될 것을 “대 탕평책”이란 말로 뻥 튀겨 국민에게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을 하는 것은 텅 빈 약속일 뿐만 아니라 언론 자유의 진면목이 아님을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말의 두루뭉술이 홍수에 빠져 허유적거리면서 현혹 받지 않게 하기 위하여는 대통령이 뜻한 바를 사실 그대로 까놓고 서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민들도 사실을 보고 그대로 말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5대 인사 적폐대상자 척결”이란 표현도 이미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일 뿐만 아니라 그렇게 실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지금 만천하에 나타나고 있는 중입니다. 자유 민주주의 나라에서는 공짜라는 것은 없습니다.
신성한 노동을 하게 하든가 아니면 노동을 해서 가진 어느 누구가 반드시 대신 지불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게을러 빠진 사람들을 깨우치고, 정말로 일하고 싶어도 일할 자리가 없어서 “빈 손”으로 살아가는 젊은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어 빈 손에 돈을 받아 쥐고 가족에게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마땅히 치하해야할 일입니다.
그러나 무엇 보다 제일 먼저 한국 동란에 참전한 용사들의 처우 개선 없이 자기의 정책에 얽매여, 자기의 정치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옹고집과 욕심을 품고 민중을 위한답시고 지금까지 아무 죄도 없이 열심히 일하는 국민을 알게 모르게 해치고 손해를 입히고 괴롭히는 일자리 창출 등등이 한 건이라도 일어난다면 그것도 잘 못된 처사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기를 학수고대하면서, 저는 하나님의 뜻이면 다음 달 칼럼에서 다시 뵙기로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풍암 박 오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