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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보이는 사진은 며칠 전에 하루를 묵었던 호텔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이 호텔은 800여년전에 타우버(Tauber) 강위에 성벽을 두르고 만든 로텐버그라는 남부 독일의 중세 도시안에 있습니다. 도시를 이룰땐 싼 땅값이 매력이었고, 한때 크게 성장하였다가, 성장한계에 이른 뒤로는 중세도시의 원형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로맨틱가도의 한 관광지입니다. 오래전의 품격이 확연한 호텔안에는 헤아릴 수없는 많은 것들이 묵은 세월의 자취를 느끼게 했습니다.
숙박시설로서 기본적 안전만을 유지할 뿐, 시설개선을 해서 세월의 발전을 따라잡기는 포기한 듯 했습니다. 그 호텔의 방안에서, 몇몇 정각과 자정에 울리는 교회종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저는 오래간만에 아주 평안히 쉬었습니다.
마치 중세 여행하는 수도승의 휴식처럼 말입니다. 프랑크푸르트, 본, 뒤셀도르프 들을 통과하면서도, 그날 저녁 안식처가 된, 고향집같은 그곳의 가치를 되새깁니다.
저는 직업의 성격때문에 사람들이 아플 때나 불편할 때, 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기력이 약할때 많이 만납니다. 특히 제 진료를 접하기가 간편하거나 쉽지 않다보니, 오래 아팠거나 기력이 많이 약해진 분들을 자주 봅니다.
오래 앓다보면 힘이 장사였어도 소용없고, 가족도 지치고 힘들어하게 되며, 아픈 사람은 자존감을 잃게 되는 것을 흔히 느낍니다. 내가 나을수 있을지부터 시작하여, 자기 존재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의심하게 됩니다. 이런 마음자세는 몸의 치유력을 가꾸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는 먼저 그런 분들의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재확신할 수 있게 돕고, 그분들이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현재의 상태에서라도 그분들이 할 수 있는 기능과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설정합니다.
그리고 협동하는 치유의 결과가 어떻게 아픔을 줄이고, 기능을 향상시킬지의 전망을 나눕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항암치료후 신경병변환자, 마약성진통제 의존환자, 이라크로 파병되었다가 부상당한 군인들, 오랜 지병으로 우울증까지 겹친 환자들의 얼굴에서 웃음과 자신감을 보게 되었습니다.
존재가치에 대한 재확신, 작은 것부터 소중하게 가꿔가는 것은 사람의 아픔을 치유하고 건강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마을과 문화, 사회와 문명도 가꿔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교민여러분의 여름도, 가까운 데서부터 작은 것 하나 하나 가꿔가시는, 평안한 계절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