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대선 과정에서 공약했던 ‘부자 증세’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소득세 최고세율(40％)을 적용하는 과세표준을 현행 ‘5억원 초과’에서 ‘3억원 초과’로 낮추는 등 과표구간을 조정하고,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를 손보기로 한 것이다.

다만, 당분간 소득세와 법인세·부가가치세 등 이른바 ‘3대 세목’의 명목 세율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세법 개정 계획을 7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세법개정으로 올해부터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고소득자에게 최고세율인 40％가 적용되고 있다. 1억5000만원에서 5억원까지는 기존 38％ 세율로 소득세가 부과된다. 정부는 문 대통령 공약에 따라 최고세율 적용 과세표준을 ‘3억원 초과’로 낮춰 적용 대상자를 늘리되, 40％인 현행 최고세율은 더 높이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기획위와 정부 내 관계자들은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은 없다”고 전했다.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은 공약집에서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 과표를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고, 세율은 40％에서 42％로 높이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도 ‘3억원·42％’ 내용이 핵심이다. 정부 관계자는 “급격한 증세를 추진하면 출범 초기인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정부는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연간 6000억원 규모 증세 효과를 거뒀다.

증세 대상자는 전체 소득세 납부자의 0.2％ 수준에 그쳐 큰 논란이 없었다. 이번에도 최고세율 적용 과표구간을 3억원 초과로 낮춰도 증세 대상자는 4만여명 정도로 추정된다.

<상속, 증여세 인상 방안도 강구>

정부는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 외에도 고소득자와 자산소득자, 대기업, 대주주 등에 과세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속·증여를 자진신고하면 내야 할 세금에서 7％를 깎아주는 현 제도의 공제율을 3％로 낮추는 방안, 현재 2000만원을 초과한 금융소득에만 적용하는 종합과세 기준을 하향조정하는 방안 등이다.

• 글쓴날 : [2017-08-24 04:07: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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