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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배 교수 칼럼 - 이오덕과 권정생 - 우리집과 한마당

아침 저녁 서늘함이 겉옷을 챙겨 입게 합니다.

 

따스한 햇볕 아래 막내와 누워서 가을 하늘 구름이 회오리처럼 돌다가 흩어지는듯 사라지는 이유를 묻고 답했습니다. 조각구름이 뭉쳐지기도 하고, 온도가 올라간 탓인지 없어지기도 한답니다. 책상앞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았지만, 해가 떨어질 때까지 바깥에 있었습니다.

 

잔디와 나뭇잎, 풀냄새와 계절의 상쾌함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추석 인사를 했습니다.

 

이글을 준비하면서 저는 두 선생님을 생각합니다. 1993년부터 1996년 사이에 과천으로 이오덕 선생님 (사진 왼쪽)을 찾아 우리글쓰기의 뜻을 배울 때,이 선생님께서 권정생 선생님(사진 오른쪽)을 소개해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그 두 분이 글과 삶으로 가르친 것을 더욱 더 깊게 깨닫습니다. 이제 글을 통해서만 뜻을 새길 수 밖에 없는 가르침들을 이 가을에 다시 기억하고자 합니다.

 

[강아지 똥], [몽실언니]의 작가 권정생 선생과 열두 살이 많은 이오덕 선생은 죽을 때까지 친구로 지냈습니다.

 

평생을 외롭게 살았던 권 선생은 이 선생을 만난 뒤 “선생님을 알게 되어 이젠 외롭지도 않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권 선생의 동화를 더 많은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길을 찾으려고 애쓰셨던 꺽이지 않는 뜻이 얼마나 굳은 지를 이 선생님께 배워 본 적이 있는 저는 잘 압니다.

 

두 선생님의 우정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배우는 계절을 바라면서, 아래에 권정생(1937~2007) 선생이 쓴 동시 '우리집'을 노스캐롤라이나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고향 집 우리 집 초가삼간 집 돌탱자나무가 담 넘겨다 보고 있는 집 꿀밤나무 뒷산이 버티고 지켜주는 집 얘기 잘하는 종구네 할아버지네랑 나란히 동무한 집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는 집 소나무 같은 집 끝으로 오는 10월 7일 North Cary Park (1100 Norwell Blvd, Cary)에 있을 한인 한마당 축제를 응원합니다.

 

한국교민들이 즐겁게 만나, 함께 먹고, 재미있게 노는 큰 마당은 통합하는 마당이라 믿습니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더 큰 문화의 뿌리를 줄 수 있는 더 큰 통합의 힘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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