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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배 교수 칼럼: 의학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오셔서 진료받으시는 여든과 아흔 사이 노부부가 있습니다.

위키피디아 인명사전에도 나오는 유명 대학의 총장을 하셨던 분이지만, 이웃집 어르신처럼 거리감없이 저를 친하게 대해주십니다.

 

그런데 사모님의 허리아픔이 좋아져서 기뻐했는데, 지난주에 넘어지면서 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스스로도 아프고 어지럽기도 하신 남편은 아파하는 아내의 간병을 제대로 못해준다는 마음에 미안함, 죄책감, 짜증, 화가 겹친다고 고백하십니다.

 

1948년에 고등학교 시절 블라인드 데이트로 만나, 지금까지 사시면서, 네 아이, 손자녀, 증손자녀까지 큰 가족을 이루는 동안 희로애락을 나누셨던 삶의 주인들입니다.

 

두 분 모두를 환자로 진료하는 저는 어떻게 하면,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늙어 약해진 몸이지만 빨리 덜 아프고 더 고생하실 수 있게 할까를 고심합니다.

 

오늘날 많은 환자들은 항생제, 살균제, 진통제, 소염제, 면역억제제, 소화효소억제제, 콜레스테롤 떨어뜨리는 약 들 처럼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거나 누르는 방법으로는 치유의 길, 힐링의 길을 찾지 못합니다.

 

방사선치료나 항암제치료가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생기를 만들어 내고, 더 만든 생기를 잘 순환할 수 있는 몸살림이 장려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생각하다보니 이제 의학은 병원균을 적으로 여겨 죽이는 항생 항균요법, 병으로 변화된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요법이나 방사선이나 레이저로 태워없애는 요법, 부분기능이상을 간섭하는 수도 없는 약물요법 들을 뛰어넘어서 함께 살고 서로 살리는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는 데에 다달았습니다.

 

사람의 기술로 만들 어떤 항생제도 이겨내는 내성있는 세균을 경고한지 오래되었으며, 성공했다는 약물인 혈압을 떨어뜨리거나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약들의 효과의 한계를 논의하는 연구논문이 많이 쏱아져 있습니다. 얻는 효과 못지 않은 위험과 폐해가 밝혀지고 있습니다.

 

농작물의 건강한 생육을 위하여 시작한 농약산업은 이제 자연생태계의 수많은 벌레들의 신경계를 교란시켜 무차별하게 죽이는 살충, 살균제와 수많은 야생풀들을 죽이거나 유전자구조를 바꾸는 독약산업으로 대표되고 있습니다.

 

개인과 사회의 건강 증진을 표방하는 제약산업은 오랫동안 병변과 병원균과 싸우는 작전을 하다가 마치 병원균과 병변에 대해 아군아니면 적군이라는 흑백논리에 빠진 것 같습니다. 병변제거와 병원균박멸만 끝내면 건강이 저절로 온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실패한 전쟁논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육이오 전쟁, 황생제초제와 융단폭격을 하면 이길 것 같은 베트남전쟁, 가깝게 이라크 전쟁, 아프카니스탄 전쟁 들에서 보듯이 폭격과 대량살상은 승리와 건강한 사회를 건설하는 것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결과를 가지고 오지 않았나요?

 

의학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경험과 지혜, 섭리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낸 인간학과 그런 사람들의 무리인 사회의 집단적 삶의 역사와 가르침, 또한 사람과 집단이 자연생태계와 대응하고 조화하는 이력들에서 큰 원칙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봅니다.

 

그 원칙에 생명현상의 관찰과 변화기법들을 더하여 익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벌써 새해 첫 달을 마무리 하면서,

 

노스캐롤라이나 교민여러분의 삶과 살림속에서 진주같은 의학의 요소들을 일구어 가시길 기원하면서, 언젠가 제가 그 진주들로부터 큰 배움을 얻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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