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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매년 수백명의 의사들이 자살 - 그러나 나는 그 중 하나가 되지 않았다

UNC 의과 대학 은퇴 교수이자

의사인 챨스 반 더 호스트 뉴스앤옵저버지에 기고

 

 

미국은 의사 자살이 한 때 큰 이슈로 대두돼

 

아직도 해결 방안 별무

 

지난 1월 19일 랄리 일간지 뉴스앤옵서버지에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대학 (UNC) 의과 대학 은퇴 교수이자 의사인 챨스 반 더 호스트가 아래와 같은 글을 기고했다.

 

“내 동료가 나의 가슴에 칼을 던지면서 피가 내 얼굴을 덮어 버렸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아내가 차분히 나를 흔들며 ‘또 악몽을 꾸었군요.’ 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절망감에 압도되어 침대 시트는 축축했다.

조금씩 두근 거리는 심장이 진정되고 숨가뿜도 진정되었다.

 

지난 수 주 동안 매일 밤 뭐라 규정할 수는 없지만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

이 고통은 나의 아내도 나의 가족에게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매주 출근시 병원이 가까워 올 때 마다 걱정이 엄습한다.

환자를 잘 못 진찰하지 않았는가?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위 글은 더호스트 교수가 쓴 글 중 일부분만 따온 것이다.

그는 이글을 쓰면서 미국에서 매년 300-400명의 의사들이 자살을 하고 있는데 자신은 그러한 대열에 합류하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미국에선 지난 2014년 뉴욕타임즈가 “왜 의사들은 자살하는가?”라는 심층 보도를 함으로써 한 때 큰 이슈가 되었었다. 아직도 그 문제는 수면 밑에 있을 뿐 구체적 실태 파악이나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의사들이 직업의 특성상 자신의 처지를 쉽게 내 보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의사들의 자살은 상승 추세>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50년 동안 의사들의 자살 트렌드는 계속 상승곡선이다. 의학 지식을 지닌 의사들이 오히려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에서는 한해에 어림잡아 약 300~400명의 의사들이 목숨을 끊고 있고, 이는 일반인들의 자살률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한 해에 하나의 의과대학 또는 의과 대학 클라스 졸업생이 사라지는 꼴이다.

 

자살하는 의사들은 주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은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자신의 정신적 문제가 의사라는 직업적 자부심에 치명적 오점을 남길 것이라 생각해 속으로 앓다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면 약물을 사용해 쉽게 자신의 목숨을 끊고 있다.

 

한때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살을 고민했던, 로버트 렘버그 박사는 "의사들은 쉽게 자살에 이르는 정교한 방법에 익숙하다"며 "이를 막는 방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의학협회는 5년 전 이 문제를 제기하며 의사들의 자살을 '고질적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대책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의사들의 자살은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자살 이유로 ‘미 자살 예방 재단(American Foundation for Suicide Prevention)’은 아래와 같이 적시하고 있다. “의사나 수련의들은 정신적 고통을 겪을 가능성 매우 높지만 그들은 정신 치료를 하려하지 않는다.

 

그 이유로 시간 제약, 남의 시선을 끌기 싫어하는 성향, 의사로서 신뢰와 평판을 잃고 싶지 않는 성향 때문이다” 이 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남자 의사들의 자살률은 미 일반 남성보다 1.41배 높고, 여성 의사 자살률은 일반 여성보다 2.27배 높다고 한다.

 

특히 수련의 과정인 레지던트 의사 경우 28%가 심각한 우울 증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이는 비슷한 연령의 미 일반인의 7-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의사들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이 분야 전문가인 에리카 프랭크 박사는 "일반인들이 자살시도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은 반면, 의사들은 정교하게 자살을 저지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의사를 대상으로, 건강 상태와 약물 오염 여부를 조사한 통계가 있다.

 

*정신장애를 일으키고 있는 사람이 17,000명(의사 20명 중 1명)

*알코올 의존증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3만명 이상(의사 10명 중 1명)

*마약을 상용하고 있는 사람이 3천 500명(전체 의사의 1%) 의사의 거의 반수가 이혼했거나 혹은 결혼생활이 파탄 지경이 있었고, 또 1/3이상이 암페타민 등의 중추신경 자극제, 바비튜레이트 등의 수면제를 상용하고 있으며, 약 1/3이 정신과 의사에게 진찰받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중증 정신 장애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같은 의사라도 정신과 의사 자살률이 높아>

 

의사들의 경우 성별에 따라선 여자 의사가 더 높고 담당 분야로 들어가면 정신과 의사의 자살률이 제일 높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의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은 정신과 의사들이 스스로 말하기 꺼려하는 연구 결과이며 자신들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의  저명한  여성  정신의학  교수인  케이  재미슨은  지난 20년 동안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뉴욕타임스지의  베스트셀러에  오른  자신의  저서  「 마음의  동요 Unquiet mind」에서  그  비밀을  공개하기까지는.그  자신이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재미슨은 한 차례 자살을  기도했을 정도로  중증의 조울증  환자였다.

 

그는  정신의학계에서 「파문」당하는  것이  두려워 20년 동안 자신의  질환을  숨겨왔다고  폭로했다. 문제는  「정신과  의사의  정신질환」이  재미슨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지난  94년  한  조사에  의하면  정신과  의사들의   3분의2 가까이가 정신질환에  의한 발작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은  의사들  중에서도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신의학 분야의 의료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브루스  힐로 변호사는 『정신병  환자가  「정상」인  의사에게  치료를  받기를  원하는  것은  치료를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재미슨은  책이  출간된  뒤  정신의학을  공부하는  의료 학부생에서부터  개업중인  정신과  전문의에  이르기까지  수백명으로부터   「비슷한  처지」를  호소하는   편지를 받았다.

 

왜  이렇게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지에  대해선 「정신병력을  가지고  있는  의대생들이  정신의학에  남다른  관심을 갖기  때문」이라는  그럴듯한 설명이  있다.

 

문제는  정신과  의사를  찾는  많은  환자들이   의사들의  상당수가  자신보다 중증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 수의사 자살률은 더 높아>

 

 

미 수의사 6명중 1명 '자살 생각해본 적 있다' 일반인 자살율보다 4~6배 높아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수의사 직업을 선망한다.

 

좋아하는 동물들을 실컷 볼 수 있고, 동물 목숨을 구하는 고귀한 직업이며, 반려동물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유망한 직종이라고 일반인들은 여긴다. 그러나 현직 수의사들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는 지난 2016년 11월 '왜 수많은 수의사들이 자살을 택할까?” 라는 제목으로 수의사가 자살하는 이유와 그 배경을 보도한 적이 있다.

 

지난 2014년 미국 연방질병통제센터가 현직 수의사 1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의사 6명 중 1명이 자살을 고민해봤다고 응답했다.

 

수의사들은 일반인보다 절망감,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2~3배 더 많이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수의사협회가 발간하는 전문지 ‘베테러너리 레코드’에 실린 연구 2편 역시 비슷했다.

 

수의사의 자살률이 의사와 치과의사보다 2배 이상 높았고, 일반인과 비교하면 4~6배 높았다. 수의사를 자살로 모는 원인은 반려동물 뿐 아니라 사람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뉴욕 수의사 셜리 코시(여·55세)의 비극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뉴욕 시민이 공원에서 길고양이를 구조해서, 젠틀 핸즈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수의사 코시에게 데려왔다. 몇 주 뒤에 한 여성이 나타나 그 고양이가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공원에서 먹이를 주면서, 다른 길고양이들과 함께 길러왔다는 것이다. 당연히 코시는 거절했다. 그러자 그녀는 수의사를 고소했다. 그리고 동물병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게다가 그녀의 무리들은 수의사의 SNS와 동물병원 홈페이지에 악플을 다는 등 온라인 공격도 가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수의사 코시는 자택에서 자살을 선택했다.

 

반려동물 주인들은 수의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온다. 돌볼 능력이 안 되는 데 유기견이나 고양이를 입양하겠다고 떼쓰는 사람, 건강한 반려동물을 이기적인 이유로 안락사 시키려는 사람, 치료비를 안 내는 사람, 정서장애를 가진 사람 등을 매일 접해야 한다.

 

뉴잉글랜드 동물신경학·통증병리학센터 동물신경학자 스테파니 큐브는 “우리의 고객 대부분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지만, 온갖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며 “일부는 수의사가 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무료로 치료해줄 거라고 기대하지만,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고 밝혔다.

 

경제적 어려움도 또 다른 배경이다. 수의대 학비는 의대만큼 비싸기 때문에, 수의사들은 자격증과 막대한 학자금 빚을 동시에 받고 졸업한다.

 

그런데 버는 돈은 의사의 3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동물 치료비가 사람보다 낮고, 의료보험 혜택에서도 소외됐기 때문이다. 근무 여건도 열악하다.

 

동물병원 수익성이 낮은 탓에 근무시간이 길고 업무량이 많은 데다, 응급 상황에 대비해 항상 대기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다.

 

특히 의사보다 더 많은 죽음을 접해야 한다는 것도 심각한 스트레스다. 피터버로 동물병원의 수의사 척 데빈은 동물 수명이 사람보다 짧기 때문에 “우리의 직장생활 동안 우리 환자의 다수가 죽는다”고 털어놨다. 한편 죽음에 무뎌지는 직업병도 있다.

 

안락사를 수없이 경험하면서, 죽음을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로 인식하게 된다. 게다가 자살할 수 있는 약이 가까이 있다는 것도 문제다. 격무와 박봉 그리고 반려동물 주인이 주는 스트레스까지 겹칠 때, 수의사가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보스턴글로브는 수의사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선, 수의사가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반려동물 주인이 보험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빈 수의사는 수의사들이 일에만 몰두하지 말고, 취미를 갖는 등 관심사를 다양하게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요가, 명상, 악기 연주 등 정신을 수양할 수 있는 취미가 수의사에게 유익하다.

 

큐브 동물신경학자는 수의사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대중을 교육하는 것이 첫 단계”라며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와 직원들이 치료해주는 것에 감사를 표시하라고 조언했다.

 

<nc한국인뉴스 Young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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