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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등학생들 총기규제 앞장 섰다!

플로리다 총기난사 생존 학생들, 전국 행진 발표

“어른들 함부로 행동하는 동안 우리들이 죽어간다”

 

학생들 소셜 미디어서 총기규제 요구 항의 운동

트럼프의 FBI 비난에 “아이들 죽음도 이용” 역풍

 

사진: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미국 플로리다 파크랜드의 머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밖에 설치된 희생자 추모 조형물 앞에서 18일 한 학부모가 오열하는 딸을 안고 위로하고 있다.

 

미국의 고등학생들이 총기 규제 여론을 주도하는 핵심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월 14일 플로리다에서 17명의 학생들의 생명을 앗아간 고교 총격 사건 생존 학생들이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미국에서 생존 학생들이 직접 총기 규제 운동을 벌이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언론들은 지적했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2월 18일 미국 ABC 방송 등에 출연해 “3월24일 워싱턴에서 실질적인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행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사진: 미국 백악관 앞에서 학생들이 총기 규제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018.2.20.

 

시위를 주도하는 학생 캐머런 캐스키는 “우리 세대가 목숨을 잃는 동안 어른들은 함부로 행동하고 있다”며 동참을 촉구했다.

 

사진:  미국 플로리다주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후 지난 17일 포트로더데일 시내에서 시위대가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어 “사람들은 총기 규제를 말할 때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 때가 왔다. 우리는 우리 생명을 요구하는 학생으로서 함께 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2월 17일에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연방법원 앞에서 총기안전법 입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총기 난사로 벼랑 끝 내몰린 공화당..>

미국 플로리다주(州) 고교 총기난사 사고가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을 옥죄고 있다. 공화당은 대대적인 재정지출을 반영한 예산안 등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전미총기협회(NRA)와 공화당 간 밀착 관계가 부각되면서 역풍을 맞는 분위기다.

 

지난달 20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미국인들이 경기 활황과 (정부의) 감세 정책에 상당한 만족감을 보이고 있었으나 최근 나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 후보들이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공화당을 몰아붙이는 사안은 크게 두 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번진 이른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과 지난달 플로리다 고교 총기난사 사고다.

 

미국 퀴니팩대가 미국 유권자 124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6~19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오차범위 ±3.4)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3%가 민주당이 해당 이슈에 더 잘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손을 들어준 응답자는 38%에 불과했다.

 

심지어 핵심 지지층에서도 공화당은 민주당에 밀렸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으로 불리는 18~34세 응답자 중 민주당을 지지한다 답한 사람이 63%에 달한 데 비해 공화당 핵심 지지층인 65세 이상 연령층에서 공화당 지지를 선언한 사람은 44%로 절반도 안 됐다. 지난 2월 14일 발생한 플로리다 총기난사 사고 (17명 사망)는 공화당을 벼랑 끝까지 몰고 있다.

 

정치권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사실상 공화당에 집중되고 있어서다. 이날 CNN은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대가 NRA에서 후원금을 받은 플로리다주 의원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해당 명단을 공개했다. CNN은 "2015~2016년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취합한 자료를 기반으로 NRA의 자금을 받은 플로리다 의원들을 공개한다"며 "모두 공화당 소속"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후원금부터 TV광고에 이르기까지 직•간접적으로 NRA의 도움을 받았다고 CNN은 설명했다. CNBC는 "유권자들이 오는 11월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 유지 여부를 결정할 때 경제(성과)에 지배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연사 장치로 알려진 '범프스톡(bump stock)' 사용을 금지하도록 법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처음으로 응답한 것이지만 대처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총격 피해학생 만난 트럼프 "무장한 교사 있으면 막았을수도" >

 

사진: 2월 2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플로리다주 더글러스 고교의 희생자 가족과 교사, 학생 등을 면담하고 있다.

 

 백악관 초청해 면담.."총기 구매자 정신건강 등 신원조회 강화" 참석자들은 눈물로 호소 "얼마나 많은 아이들 죽어야..아이들 안전 원해" 트럼프 '반자동소총 구매연령 21살로 상향 검토' 보도도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1일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고 총기사건의 생존학생 6명과 희생자의 부모 등 40여 명을 초청해 백악관에서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과거 총기참사를 겪은 콜로라도주의 콜럼바인고교,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의 희생자 부모와 워싱턴 근교의 학생과 부모들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에게 총기사건의 해법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해 의견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총기 구매자의 정신건강을 포함해 신원조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구매자의 나이 규제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더글러스고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즈에 대해 "아픈 사람"이라고 지칭하고 "정신건강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범죄자는 아니지만, 행동에 문제가 있는 이들을 보낼만한 정신보호 시설이 얼마 없다"고 말했다. 교직원 무장을 제안한 한 참석자에게는 "총기에 능숙한 교사가 있었다면 사건을 빨리 끝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하며 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참사에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총탄에 몸을 던져 숨진 풋볼팀 코치 애런 파이스를 거론, "그는 매우 용감하고 많은 목숨을 구했다"며 "하지만 만약 그가 총기를 갖고 있었다면 도망칠 필요 없이 총으로 쐈을 것이고, 그러면 상황은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균적으로 총기 난사는 3분간 이어지고, 경찰이 대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8분"이라며 "교직원 무장이 총기 참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참사의 충격을 잊지 못한 듯 슬픔과 공포, 분노를 드러냈다.

 

눈물을 흘리거나 고성을 지르는 이도 있었다. 더글라스고 생존 학생 새뮤얼 자이프(18)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제발, 제발요"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내가 여전히 가게로 가서 AR과 같은 전쟁무기를 살 수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런 무기를 사는 게 얼마나 쉬운 일인지, 콜럼바인이나 샌디훅 총격 이후에도 어떻게 이를 멈추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번 사건으로 딸을 잃은 앤드루 폴락은 "이제 내 딸은 발언권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로 왔다. 딸은 지난주 살해당했고 9발을 맞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폴락은 "얼마나 많은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가 총에 맞아야 하나. 정부와 내가 여기서 멈춰 세워야 한다.

 

이 일이 바로잡힐 때까지 나는 잠들지 못할 것"이라고 소리쳤다. 그는 "이건 총기 규제 문제가 아니다. 또 다른 싸움이고 전쟁"이라며 "우리는 아이들의 안전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힘을 합쳐 새로운 학교 안전조치를 만들어달라고도 요청했다.

 

사진: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로 아들을 잃은 마크 버든이 21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아들 사진을 꺼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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