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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서훈-김영철 3인 북·미 정상회담 막후 주역”
NYT "3국 정보기관 물밑 접촉 회담 성사"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미 중앙정보국(CIA)과 한국의 국가정보원, 북한의 해외 정보를 총괄하는 정찰총국과 통일전선부 등 3국 정보기관의 막후 채널을 통해 정상회담 성사는 물론 실무 준비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CIA는 이 같은 북한과 물밑 교섭을 통해 국무부를 뒷전으로 밀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대북 외교적 개방의 주역으로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역사적인 정상회담 수락 결정이 있기 40여일 전 1월 20일 무렵부터 CIA가 북한 정보기관으로부터 “톱다운(top-down) 방식의 고위급 회담을 원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부부장 간의 평창 회담을 주선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전날 밤 좋지 않은 결과로 김여정에게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펜스-김여정 회동은 취소했지만, CIA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특사단이 미국에 오기 전에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초청제의를 알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NYT는 백악관이 외교채널이 아닌 정보 채널을 활용해 북ㆍ미 정상회담을 결정했다는 것은 지난주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의 영향력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정 전부터 북한의 해외 공작담당 부서인 정찰총국과 채널을 운영해 실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의도를 보고해왔다. 그 사이에 트럼프-김정은 회담의 중개역할을 해온 서훈 국정원장과도 긴밀한 접촉을 계속했다.
이처럼 폼페이오가 정상회담 성사에 깊이 관여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수락하면서 곧바로 자신과 생각이 같은 그를 국무장관에 기용키로 하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쫓아내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후 폼페이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의용 실장에게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나고 싶다”는 김정은의 정상회담 초청 제의를 그 자리에서 수락한 데 대해 고위 참모 중 거의 유일하게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날 충분한 배짱을 가졌다”며 적극 지지했다.
반면 현장에서 동석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김정은과 바로 만나는 것은 리스크와 불리한 점이 많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정상회담 성사 및 준비에 있어 미국 쪽 주역이 폼페이오라면 한국에선 서훈 국정원장, 북한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서 원장은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김영철 통전부장과 비공개 회담 등을 통해 북ㆍ미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NYT는 전했다.
김영철 통전부장은 8년간 정찰총국장을 지낸 인물로 CIA와 정찰총국 간 접촉 내용도 파악하면서 정상회담 추진의 교섭에서 중심인물로 등장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지난주 초엔 “한국 특사단을 통해 전달받은 메시지 외엔 북한과 직접 접촉은 아직 없다”고 했지만 16일 같은 질문엔 답변을 거부했다.
폼페이오 국장이 국무장관으로 취임하려면 상원 인준까지 최소 몇 주일이걸리지만, 현직 국장 신분이기 때문에 편의상 CIA 채널을 활용해 정상회담 준비에 관여할 수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CIA)가 북ㆍ미 정상회담의 전략 마련을 위해 지난주 처음 소집한 정상회담 실무그룹에도 CIA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NSC에선 매슈 포틴저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고 있다.
CIA-국무부 위상 뒤집혀, 정상회담 후방 지원부서 전락
반면 미국 대통령과 가장 위험한 외국 정상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무부처인 국무부는 북한과 직접 접촉하는 핵심 역할이 아니라 지원부서로 전락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수전 손튼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가 약 20명의 직원들에게 백악관이 정상회담 준비를 하는 데 필요로 하는 정책, 인력, 번역서비스 및 물류 등을 지원하도록 배정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CIA국장의 국무장관 지명이후 며칠새 CIA와 국무부의 위상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