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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칼럼 : 한국사회의 위기와 기회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KBO* 총재

(전 국무총리, 전 서울대총장)

 

I. 우리는 어디에 와 있는가?

 

한국의 현실과 과제

 

1. 한국사회의 위기와 기회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빠른 산업화와 높은 경제성장을 이뤄냈고, 독재와 억압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쟁취하였다.

 

그러나 산업화, 민주화로 이어진 성공은 미완의 성공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통일의 성취와 일류국가로의 도약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현재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적 도전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새로운 응전을 요구한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개국이 사안에 따라 서로 협력하거나 갈등하는 복잡한 구도가 전개되면서 이전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미래와 대면하고 있다.

 

분단 상황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한반도는 강대국들의 이익이 직접 충돌하는 각축장이 될 수도 있다. 내부적으로는 지난 반세기 동안의 압축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비정상'이 사회의 각 영역에 작동하면서 공동체의 결속력이 급격히 약화되었다.

 

지역?세대?이념?계층 간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는데 정치는 국민통합이라는 제 역할을 못한지 오래다. 품격의 타락과 도덕의 해이는 공동체의 근간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동안 경제가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하고 절차적 민주주의가 진전되었지만 각 부문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지 못하면서 우리는 지금 값비싼 대가를 치루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한국은 OECD에 가입하면서 세계 일류국가의 대열에 합류한 것처럼 우쭐댔다. 그러나 곧이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경제위기를 맞아 온 나라가 휘청거렸다.

 

그 후 비록 눈앞의 급한 불은 껐다고 하지만, 나라 전체로 보면 지금까지도 위기의 적신호는 사라지지 않았다. 경제성장은 일부 대기업들의 수출에 의존하고 있고, 중산층은 무너지고, 서민들은 상시적으로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양산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안정된 삶을 설계할 수 없게 되었다. 노동시장의 과도한 유연화는 그나마 직장을 가진 사람마저도 각자의 일터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직업윤리를 발휘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는 정부의 모습은 정치적?형식적 민주화에도,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민본'통치를 구현하고 나라가 제대로 작동하는 '정상'국가를 바로 세우는 일이 실로 요원함을 일깨워 준다.

 

그러나 아직 우리 국민의 의식저변에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 나눌 줄 아는 따뜻한 인간적 유대 정신이 살아 있다.

 

그러한 윤리의식이 이성적으로 승화되어 공동체의 윤리로 성숙한다면,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 지금 우리는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통일을 성취하고 진정한 일류국가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상시적 위기상황에 내몰려 계속 표류할 것인가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KBO: Korea Baseball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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