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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오현 박사(Ph. D), 은퇴목사 (PCUSA) 겸 명예교수(Appalachian State University)
어린 시절에 “5 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이란 동요를 듣기도 하고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매년 5 월이 되면 가정의 계절이 시작됩니다.
달력을 펼쳐보니 5 월부터 9 월 사이에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있습니다. 홀로 왔다가 홀로 떠나가는 이 세상에서 홀로 살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가정이라는 둥지를 틀고 살아갑니다.
가정은 결혼하고 함께 살다가 자녀를 낳아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인류 사회의 가장 작은 뜰입니다. 비, 눈, 바람, 추위, 더위 등등을 막아주는 한 지붕 밑에서 끼니를 함께 하며 살아가는 가족을 식구라고도 부릅니다.
이렇게 가족이 한 지붕 아래 생사고락을 함께 하다 보면 식구가 늘면서 식량 문제, 좁은 공간 문제 때문에 분가도 해야 되었을 것이고 같은 뜰 안에서 발생한 건강 문제, 사랑 싸움, 다른 다툼들을 해결하기 위해 경험이 많은 어른들로부터 행동의 불문율을 배워 가부장제도도 만들었을 것입니다.
같은 뜰 안에서 원시적인 삶을 살다가 씨족, 부족, 국가로 점점 발전하면서 지금에 와서는 지구촌으로 발전하게 되면서 단일 민족이란 개념은 우리 뇌리에서 사라져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정의 핵심이었던 전통적인 결혼관도 많이 변화되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패륜이라고 생각했었던 행동과 말이 지금에 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끊임 없이 변화 하면서 21세기에 접어들어 왔지만 “가정”이란 단어는 아직도 본디의 의미가 담겨져 있는 아름다운 개념으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왠지 ”가정”이란 말만 들으면 뜰 안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어린 자녀들(5월 5일: 어린이 날)과 함께 살았던 아름다운 추억들이 묻어나와 기꺼워지거나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친근감이 넘치는 “가정”이란 말에 빠질 수 없는 단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grandparents’ day: 9월 9일) 그리고 우리를 태어나게 하신 “아버지!”(father’s day: 6월 17일)와 “어머니!”(mother’s day: 5월 13일)란 말일 것입니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우리 엄마”란 말만 들으면 가족을 위한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이 떠올라 마음이 흐뭇해지고 기뻐집니다.
그래서 “엄마”(“mommy”) “아빠”(“daddy”)라는 말은 인간의 존재 이유를 상징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래서 가정의 달의 핵심은 아무래도 “어버이 날”(parents’ day: 7월 22일)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사람 사는 냄새를 풍기는 “가정”이란 말 대신 “집,” “저택,” “가옥,” “주택”이란 말을 들으면 왠지 자연을 훼손하고 덩그러니 서있는 텅 빈 건물이란 인상을 주어 으쓱함과 얼빠진 곳이란 느낌까지 듭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가족이나 식구의 존재를 느끼게 하기보다 인간이 건물에 소유 당하고 있는 중압감을 느끼면서 쓸쓸함을 주는 말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가정에서만이라도 사회적인 명예나 직책의 꼬리표가 필요 없는 위에 열거한 본디의 언어를 카네이션처럼 아름답게 뿜어내야 할 것입니다. 가정을 바르게 꾸려감이 없이는 사회적인 모든 인간 관계는 겉으로 아무렇지 않게 보일지라도 결국에는 모든 사회 문제의 소굴이 되고 말 것입니다.
먼저 가정에 진솔함이 있어야만 사회, 국가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집” 마련을 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것보다 초가삼간에 살더라도 “가정”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본질적인 행복을 누리는 첩경이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하나님의 뜻이면 다음 달 칼럼에서 다시 뵙기로 하겠습니다. 풍암 박 오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