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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늘 옳고 상대는 틀렸다고 믿을까

의로운 마음: 왜 착한 사람들이 정치와 종교로 갈라지나(The Righteous Mind: Why Good People are divided by Politics and Religion)

 

자너선 헤이트(Jonathan Haidt)|Pantheon Books|419쪽|28.95달러

 

보수-진보를 가르는 유전 특성은 크게 두 가지. 위협에 대한 민감성과 새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이 호주인 1만3000명의 DNA를 분석했더니 보수 성향 사람은 세균감염 위협이나 갑작스러운 소음 같은 위험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반면 진보는 새로운 경험에 열려 있고 모험성이 높았다. 이런 기본 성향은 나이가 들면서도 이어진다. 유전 요인에 더해 성장 경로가 인생관을 구축한다. 사람의 정신은 스토리 프로세서다. 저마다 인생 스토리를 만든다. 진실 여부는 상관없다. 과거 사실을 단순화하고 선별 재구성한다. 미래 소망과도 연결시킨다.

 

그 속에 도덕적 기준이 녹아든다. 사회도 마찬가지. 공유하는 큰 이야기가 있다. 거기에는 시작(옛날 옛적에)과 중간(위협과 도전), 끝(해결)이 있다. 그 속에 일련의 덕과 부덕, 선과 악을 불어넣는다. 보수와 진보 그룹은 이 이야기부터 서로 다르다. 진보의 스토리 구도는 영웅적인 해방 이야기다. 그 속에서 권위와 권력, 위계, 전통은 희생자들의 숭고한 열망을 해방시키기 위해 부서져야만 하는 족쇄다. 반면 보수의 스토리는 방어적 영웅주의다. 그림으로 치면 진보는 바스티유 감옥으로 몰려가서 죄수들을 해방시키는 군중의 모습, 보수는 흰개미떼 공격으로부터 집을 지키고 고치는 가족에 가깝다. ◇진보는 '도덕적 편식자' 저자는 인간의 도덕 감성을 6가지 미감을 가진 혀에 비유한다. 지구상의 모든 도덕률은 6가지 요소로 분류된다. 배려/위해(危害), 공정/속임수, 자유/억압, 충성/배반, 권위/전복, 신성함/타락이다. 보수는 6가지를 폭넓게 아우른다.

 

그에 비해 진보는 배려와 공정에 특히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입맛으로 치면 편식자다. 진보는 상대편의 도덕적 입장에 대한 이해력에서도 보수보다 떨어진다. 저자는 직접 평가 웹사이트(Yourmorals. org)를 만들어 실험했다. 도덕적 질문을 주고 본인의 정치성향•대답과 함께 반대성향 사람의 답도 예상하게 했다. 온건파나 보수파의 예측은 비교적 정확한 반면 진보적일수록 정확도가 낮았다.

 

오답률이 가장 높은 경우는 진보파가 배려와 공정 문항에 대한 보수파의 답을 예상했을 때였다. '정의는 한 사회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구 사항'이라는 명제를 보고 진보파는 '보수파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보수파의 동의율은 높았다. 저자는 보수가 진보에 비해 도덕적 취향의 폭도 넓고 포용력도 낫다고 말한다.

 

그 결과 도덕적 메시지를 통한 유권자 끌기에서도 보수가 진보보다 유리하다는 것. 이쯤 되면 저자의 당파성에 의심이 갈만도 하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진보주의자이며 자기 진영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를 건넬 뿐이라고 말한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도 "나 같은 진보주의자에게 우파에 대한 환상을 깨도록 도와주는 매력적인 신간"이라고 했다. 저자는 마태복음 7장의 구절을 인용한다. "어찌하여 너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 이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눈이 잘 보여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지 않겠느냐?" 우리의 '의로운 마음'이 자기만 옳다고 믿는 위선자를 낳을 수 있다고 자각할 때만 대화는 가능할 거란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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