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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오현 칼럼 “마음(심령)이 가난한 자”

박오현 박사(Ph. D), 은퇴목사 (PCUSA) 겸 명예교수(Appalachian State University)

 

기독교 경전에 보면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를 위해 에덴 동산을 지으시고 선악과 외에는 마음껏 자유롭게 따먹고 살아가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그 열매만 따먹지 않았었다면 아무런 죄 의식(부끄러움) 없이 진정으로 자유롭게 독립 독행의 삶을 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선악과를 따먹기 전까지는 선이 무엇인지 악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그들의 앉고 서고 눕고 마시고 먹고 걷는 모든 일상 삶 자체가 양심에 아무런 거리낌 없는 거룩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그들의 평상심이 예수님의 마음과 같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럽기도”한 그 과실에 홀림을 당해 그 과실을 따먹었습니다.

 

실과를 따먹은 결과로 일어난 증상은 “눈이 밝아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입었던 것입니다. 그들의 몸이 벗은 줄 안 후에는 “부끄럽기도하고 두려워하여 숨어살았다” 합니다.

 

부끄러움, 두려움, 숨어삶이 죄의 증상이었습니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부끄러움을 알 수 있는 능력이 도덕 윤리의 기본인 것 같지만 오히려 원죄의 증상이었던 것입니다.

 

참된 정신적 건강은 따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자유 의지로 순종하면서 순진하게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자유로운 삶이란 그 나무에서 저만치 거리를 두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만 보면서 그들의 삶(실존)을 마음껏 누리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 세기에도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탐스럽기도”한 것들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무엇에든지 집착하면서 소유하고 싶은 마음은 다 죄이겠지만 그 중에도 “일 만 악의 뿌리”가 되는 돈의 향기에 홀림을 당해 취해 버리는 것이 현대판 원죄의 핵심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돈에 집착이나 애착으로부터 자유하는 삶만이 죄를 짓지 않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특별히 우리들은 자본 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돈에 탐욕으로 살지 말라는 “세미한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묵살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오히려 돈을 많이 소유하는 것이 축복이나 성공의 잣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목숨이 돈의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않음을 깨닫고 그냥 살아 있음에 감사하면서 “가난한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도 우리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가난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무소유를 주장하는 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들은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속세에서 돈을 벌어 저축도 하면서 생명을 위해 요긴할 때는 돈을 쓰고 삶을 즐길 줄 아는 분들일 것입니다.

 

그들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 삶을 수단으로 이용하기보다는 반대로 참된 삶을 위해 돈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분별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떠나가야 할 짧은 인생을 위해 일용 할 양식 주시고 호흡과 기력을 허락하신 절대자에게 항상 감사하면서---돈에 초연하거나 애착함 없이 --- 번 돈을 저축도 하고 꼭 쓸 필요가 있을 때 바르게 잘 아름답게 쓰면서 살아가는 것이 “마음이 가난한 자”들의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태도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면 타락하기 전 에덴 동산(하늘 나라)의 삶을 다시 맛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달마다 저의 칼럼을 기다리며 읽어 주시는 독자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의 뜻이면 다음 달 칼럼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마 6:13)

 

풍암 박 오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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