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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배 교수 칼럼: 플로렌스에서 본 ‘사람 사는 비슷함’

조선의 세종은 한글을 만들어 널리 쓰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의학, 과학, 문화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물을 흘려 같은 시각에 종을 치게 하는 표준시계 (자격루), 빗물을 재는 측우기, 서민 생활 복지정책, 의방유취 발간들은 몇가지 예일 뿐입니다. 육백여년전 이 무렵, 사실 유럽에선 긴 서구 주도의 세계역사를 가능하게 한 르네상스 (문예부흥)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이 르네상스를 가능하게 했던 상공업을 이끌었던 지방왕족들이 그당시 문화와 예술의 주인공들을 모아 익히고 닦게 하고, 과학과 기술을 이끈 학자와 기술자들이 실험하고 연구하게 했던 곳이 이태리의 플로렌스 (피렌체)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며칠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견습을 시작하고, 갈릴레이가 과학과 천문을 배우고 가르쳤으며,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가 그림을 그리고 조각하며, 도서관을 꾸몄던 이 도시는 육백년전의 길들과 건물들을 허물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을 두오모성당에 돔을 올린 브루넬레스키도 걸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서, 그 사람의 비전과 의지, 신념과 노력의 힘을 생각합니다. 완벽해지고자 노력했던 다빈치의 고뇌를 잠시라도 느껴 본 경험은 앞으로 제 삶에 큰 길잡이가 되리라 믿습니다.

 

아래에 보이는 사진은 피렌체의 중앙시장(Mercato Centrale) 2층에 있는 어느 한 가게를 아침 일곱시 무렵에 찍은 것입니다.

 

 

가게 주인과 손님이 느긋하고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는 장면을 사진도 찍어가며 제가 왜 보여주나 궁금하실겁니다.

 

아래 사진은 진열장 속에 놓인 소 혀, 천엽, 도가니, 양들입니다.

 

문예부흥을 이끈 피렌체가 자랑하는 서민 음식 가운데, 트리파(Trippa)와 람프레도또(Lampredotto)를 만드는 재료들을 파는 이곳의 주인이 가게의 이미지를 높일 궁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곱창전골, 내장탕, 도가니탕, 설렁탕, 선지해장국들처럼 이런 재료를 요리하는 나라들은 여기나 저기나 비슷한가 봅니다.

 

이런 재료들로 만든 음식들을 먹은 뒤에 제가 느낀 공통점은 속이 편안해지고, 오래동안 든든하며, 피부가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더 많은 공부를 해 봐야 하겠지만 허약한 사람이나 환자의 병후 회복식으로 이런 음식을 권한 동의보감의 내용을 탐구할만하다 여깁니다.

 

노스캐롤라이나 교민들께서도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여러가지 내장요리를 드시면서 생기가 돋우어지는지 경험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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