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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오현 박사(Ph. D), 은퇴목사 (PCUSA) 겸 명예교수(Appalachian State University)
“보채는 아이 밥 한 술 더 준다”는 옛말이 있습니다만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어린아이들처럼 필요한 것도 아닌데 원하는 대로 해 주기를 절대자에게 바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절대자에게 성가시게 “군것질”을 달라고 졸라댈 때가 있습니다.
배도 고프지 않는데 억지로 보채는 어린아이들과 같이 건성으로나 정욕으로 “구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참으로 궁하게 태어나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일자리를 구하는 분, 약자로 태어나 놀림 받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분들, 여러가지 지병으로 고생하면서 진정으로 구하게 되고, 겸허하게 찾게 되고, 간절한 마음으로 문을 두드리게 되는 삶을 살아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극도로 궁한 간구자들 가운데는 보통 사람으로는 엄두도 못 낼 - 절대자의 뜻을 나타내는 - 기적들을 일으키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좌절하기보다는 끝까지 낙심치 않고 죽을 때까지 절대자의 뜻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알아보려고 실존적인 씨름을 하는 분들일 것입니다.
짜증이나 팔자 타령하는 대신 목마른 사슴처럼 갈급한 심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면서 살아가는 분들은 불행이라고 생각되었던 것들이 오히려 행복의 밑거름이 되는 촉진제임을 깨닫고 고통의 늪에서 뛰쳐나온 분들일 것입니다.
비근한 예로는 귀먹거리와 벙어리와 소경의 삼중고를 극복한 미국의 핼렌 켈러(Helen Keller) 사회 사업가나, 말 년에 귀먹거리로 불우한 인생을 살았던 독일의 베토벤(Luwig Beethoven) 작곡가나, 그리고 “바보”처럼 자기의 권리를 따지지도 안 하고 불평할 줄 모르는 이 순신 장군 등입니다. 절대자와 통한 이런 분들은 세계 역사에 길이 길이 빛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발전을 위해 남들과 따지기도 하고 비교도 하면서 절대자에게 이 것 저 것을 구걸할 수도 있어야겠지만 태어날 때부터 받은 자신의 존재만은 - 아무리 나쁜 조건으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 도저히 남들과 비교할 수 없고 비교될 수도 없는 높은 차원의 선물임을 퍼뜩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보면 인생에게 천차만별로 불공평하게 보이는 것들이 많겠지만 무에서 “나의 존재”를 창조하신 절대자 앞에서는 인간은 단지 피조물일 뿐입니다.
마치 걸레는 - 아무리 깨끗하게 빨아도 - 걸레인 것처럼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인간은 실존적으론 똑같은 죄인일 뿐입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고치면 그 어떤 불행한 삶의 조건하에서라도 누구든지 실존 자체에 대한 감사로 인해 사회에 공헌하면서 행복하고 평안하게 살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비교하면 안되는 각자의 실존을 남과 비교함으로 동반하는 좌절감이나 우쭐함 없이 각자에게 주워진 실존을 남의 눈치를 살필 것 없이 충실하게 마음껏 꽃 피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삶이 절대자의 뜻을 깨달은 이들의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잘못된 도덕적인 우월감이나 열등 의식을 버리고 절대자 앞에서는 남보다 잘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실존적인 깨달음으로 각양 각색으로 각자에게 주워진 실존의 십자가를 지고 살면 그 것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달마다 저의 칼럼을 기다리며 읽어 주시는 독자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절대자의 뜻이면 다음 달 칼럼에서 또 다시 뵙겠습니다.
풍암 박 오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