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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 연구진이 간편한 혈액검사만으로 췌장암을 높은 확률로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췌장암은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985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말기까지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사망률이 97%에 달할 정도여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융기 연세대 연세프로테옴연구원장(생화학과 교수)팀은 김호근·강창무 세브란스병원 교수, 이수연 삼성병원 교수 등과 공동으로 췌장암 조기진단 키트 ‘콤비캔’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백 원장은 “17일 제3회 세계 췌장암의 날을 맞아 연구 성과를 공개키로 했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진은 췌장암 초기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반응을 보조해 주는 보체인자B(CFB)라는 물질이 과다하게 늘어난다는 사실을 2014년 처음 밝혀내 발표했다. 당시 이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권위지인 ‘프로테옴 연구 저널’에 게재됐다.
이어 연구진은 이 물질을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해 췌장암 초기 환자를 즉시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추가로 개발했다.
이제까지 췌장암 진단에는 ‘CA19-9’라는 단백질 분자를 바이오마커로 이용했다. 하지만 CA19-9는 췌장암 말기 환자에게서만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진단에 적용하긴 어려웠다.
또 췌장암 외에 간암, 난소암, 폐암 환자에게서도 반응이 나타나 췌장암 여부만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CFB와 CA19-9를 동시에 바이오마커로 삼아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새롭게 만들었다. CFB로 초기 환자를 가려내고, CA-19로 말기 환자를 가려내는 식으로 췌장암의 진행 단계까지 파악할 수 있다. 올해 진행한 307명의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췌장암 환자를 정확하게 가려냈다. 췌장암이 아닌 환자를 가려내는 ‘특이도’는 97%에 달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각종 악성 암 진단기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국내 기업에 공급하기로 하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올 2월 해당 기술을 국내 특허에 등록했으며, 7월 국제특허 역시 출원했다.
백 원장은 “이번 기술 개발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췌장암 조기 진단 방법을 실용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추세대로라면 2020년엔 세계적으로 41만8000여 명이 췌장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