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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팔월에 아흔 살의 할머니가 예순이 넘은 딸과 진료실을 찾아 왔습니다.
지난 삼년 동안 다리가 아프고, 저리고 시려웠다고 합니다.
처음엔 약한 진통제로 시작했다가, 머지않아 마약성 진통제인 트라마돌을 한 알, 두 알, 세 알 (150mg) 먹으면서도 아파서 잠을 깰 정도라고 합니다.
약에 취한 듯하게 깨어나니 아침이나 낮이나 개운하지 않다고 합니다. 이 병원 저 병원 방법을 찾다 보니, 혈압이 높다고 하여 혈압약, 콜레스테롤도 높다며 콜레스테롤 줄인다는 약, 머리가 어지럽다고 두통약, 속이 메쓰겁고, 신물이 넘어 온다고 두 가지 약을 더해서 먹고 있다고 합니다.
당신의 어머니는 아흔 여섯살까지 살았었고, 자기도 다리가 아프기 전까지는 골프도 쳤다는데 지금은 지팡이 없인 몇 걸음도 걷기 어렵고, 넘어질까 두렵다고 합니다.
게다가 어지럽고 머리가 아파서 앉았다 일어나거나, 돌아눕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지난 삼년동안 여러 전문의의 진료를 받았으나 증세는 더해만 가고, 진통제 기운에 취해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도 않고, 속은 막힌 듯 답답함을 견디다 못해 가정의의 안내로 저를 인터넷에서 찾아서 오셨다고 하셨답니다.
이분 처럼 아흔 살은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하신 노스캐롤라이나 교민분들이 있을 것 같아 이분의 쾌유 경험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하지 정맥류와 수족냉증이 두드러지기에, 피흐름과 기운의 흐름을 높이는 하지정맥류 줄이는 침치료를 하고, 집에서 다리를 높여서 자고, 다리를 든 채 움직이는 가벼운 운동을 하게 하였습니다. 처음 치료하고 일 주일 뒤에는 느낄 만큼의 효과가 없었으나,
두번째 치료 뒤에 하루에 세번 먹어야 했던 진통제 가운데 세째 진통제를 찾는 시간이 두 시간 늦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름에도 입던 내복을 벗어도 다리가 시린 줄을 모르게 되었다 하셨습니다. 세째 치료 뒤엔 다시 진통제를 세 번 먹어야 했다가, 네째 치료 뒤엔 세번째 진통제를 안먹고 두 알로 버텨낼 수 있었다 합니다.
일곱번째 무렵 치료를 받은 뒤부터 진통제를 전혀 안먹어도 하나도 아프지 않다고 했습니다. 똑같은 트라마돌 150 mg 을 먹고 있는 오십대 후반의 남자 환자가 약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를 보고 있기에, 이 아흔 살의 할머니의 쾌유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피흐름과 기운의 흐름을 회복하여 만성통증을 줄이는 저의 접근 방법에 대한 신뢰와 스스로의 회복에 대한 용기를 얻으신 할머니는 어지럼, 머리아픔, 메쓰거움, 피로, 식욕부진, 기력쇠진 같은 증상들도 해결할 수 있냐고 물으시며, 오래살고 싶지는 않지만 사는 날까지는 사는 것 처럼 살게 도와달라고 하십니다.
그분의 가정의는 제 접근 방법에 적극 관심을 가지고, 그동안 처방된 약들에 대한 저의 의견을 경청하고, 스스로 두루 살펴서 약을 끊거나 용량을 줄였습니다.
그렇게 한 지 보름이 안되어 머리아픔이 멈추었고, 식욕이 조금 늘었습니다. 아직은 더 회복해야 할 기력이 남아있습니다만 이 분은 지난 시월 중순에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125명이 모인 가족 파티를 다녀오셨답니다. 손위 오빠가 치매여서 참석하지 못했기에 당신께서 집안의 최고령 참석자였다고 하셨습니다.
온기와 윤기가 느껴지게 된 손을 잡고서 백살 생일 파티에 저를 초청해 줄 수 있는 목표를 세워보자고 했더니, 소녀같은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번 주가 이분이 삼년동안 먹었던 아편진통제를 끊은지 6주째입니다.
아편진통제를 끊게 되는 사례를 가끔씩 보지만 이처럼 빠른 성과는 드물었습니다.
혹시 만성 통증때문에 아편진통제를 오래 먹고, 부작용으로 고민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을거라 희망을 포기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이 사례가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기 바라며, 도움을 줄 수 있는 관심있는 전문인을 찾아보시기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