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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대선후보 첫 TV토론 결과, 경선 판도 뒤바뀌어...'지지율 1위' 바이든 참패

워런·해리스 두 女전사는 대약진

미국 민주당의 첫 대선 경선 TV 토론에서 1위 주자인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이 치명적 약점을 노출하면서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또 이틀에 걸친 토론의 '승자' 지위를 모두 지지율 중위권 여성 주자였던 카멀라 해리스(54·캘리포니아)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70·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휩쓸면서 경선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6월 2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에이드리엔 아시트센터에서 열린 2020 미 대선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 나선 10명 후보 중 엘리자베스 워런(왼쪽 사진) 상원의원이 다양한 정책 공약으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7일 또 다른 10명의 후보가 참가한 2부 토론에서는 2년여간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조 바이든(가운데 사진) 전 부통령에게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사진) 상원의원이 맹공을 퍼부어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


26일(현지 시각) 10명이 참가한 1부 토론에 이어 27일 또 다른 10명의 2부 토론은 상위권 주자가 대거 출연한 '메이저리그'였다. 이날 토론의 관전 포인트는 지난 2년여간 야권 지지율 1위 자리를 지켜온 바이든 전 부통령이 관록과 명성대로 얼마나 군소 주자를 압도하며 대세론을 확인시키느냐였다. 결과는 의외였다. 모든 언론과 소셜미디어의 여론은 '최대 패자'로 바이든을 꼽았다. 통상 1위 주자가 경선 경쟁자의 타깃이 되긴 하지만, 첫 토론부터 완패의 수모를 겪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바이든이 무너진 결정적 장면은 그의 과거 인종차별 정책 연루 여부를 둘러싼 해리스 상원의원과의 설전이었다. 바이든은 지난 1970~80년대 흑백 인종분리 정책으로 유명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함께 일한 추억을 언급하며 "그땐 정파 간 화합이 가능했다" "그들을 존경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 중반쯤 인도계 흑인 혼혈인 해리스 의원이 작정한 듯 바이든을 지목, "당신이 인종주의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발언엔 상처받았다"며 포문을 열었다. 해리스는 "당신은 1970년대 버싱(busing·흑백 학생이 섞이도록 학군 간 버스로 실어나르던 정책)에 반대했다. 그때 캘리포니아에서 좀 더 나은 학교에 가려 버스 타던 작은 소녀가 바로 나"라고 울먹이는 투로 말했다.


바이든은 당황했다. "나는 인종주의자를 칭찬한 적 없다. 버싱 자체에 반대한 게 아니라 교육부의 강제 버싱에 반대한 것"이라며 반박을 시도하다가, 진행자가 제지하지도 않았는데 "내 답변 시간이 다 됐다"며 말을 중단했다. 'KO패' 선언이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은 해리스의 공격을 받는 동안 난파선 조각에 매달리듯 연단을 꽉 잡은 채 불안하게 눈을 깜빡였다"면서 "이때부터 페이스를 잃고 동문서답하면서 토론을 망쳤다"고 전했다.

1942년생 바이든의 고령 문제도 거론됐다. 38세의 하원의원이 "내가 여섯 살 때(1987년) 당신이 대선주자로 나와 '다음 세대에게 횃불을 넘겨주라'고 연설하던 걸 기억하는데, 지금 횃불 넘겨줄 때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바이든은 "아직 그 횃불 들고 있다"며 웃어넘겼지만,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간 바이든은 서민적 이미지와 40여년간 정치 경력, 버락 오바마의 러닝메이트라는 자산을 토대로 블루칼라와 백인 남성, 그리고 유색인종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왔다. 최대 승부처인 중서부·중도층 표심을 두고 트럼프의 최대 대항마로 꼽히면서, 바이든은 적어도 당내 경선에선 '부자 몸조심' 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젊은 후보들의 연타에 흔들리더니, 구체적 정책 대안을 전혀 제시하지 못해 "1위 주자가 너무 준비가 안 돼 있다"(폴리티코)는 말까지 나왔다.

'바이든 침몰의 주역' 해리스 의원은 이날 무대를 압도했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 의원은 트럼프 정부 인사청문회에서 날카로운 질문으로 '청문회 스타'로 떴으나 대선 주자로선 검증받을 기회가 없었다. 성별·인종·경력에서 트럼프와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그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 4~6위 선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날 명료한 발음과 대중을 끌어들이는 화술, 강력한 제스처와 풍부한 표정으로 가장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해리스가 말할 땐 청중이 숨죽이며 침 삼키는 소리가 들릴 정도"(뉴욕타임스), "시시한 토론을 완전히 찢어버렸다"(포천)는 평가가 나왔다.

해리스는 토론에서 바이든과 2위 주자 버니 샌더스(77·버몬트) 상원의원을 둘러싼 고령 논란이 계속되자 "여러분, 지금 밥그릇 싸움할 때입니까. 국민에게 먹거리를 어떻게 가져다줄지를 이야기합시다"라며 화두를 '정책 경쟁'으로 바꿔 '무대 위의 어른'이란 찬사까지 받았다.

미 진보 진영에선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의 충격적 패배 이래, 트럼프가 벌이는 '진흙탕 싸움'에 '유약한 여성'을 또 내세워선 안된다는 무언의 합의가 있었다. 그러나 해리스가 이날 바이든을 상대로 "늙은 백인 남자를 제대로 공격하는 기술"(뉴욕매거진)을 보여주면서 이런 인식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1부 토론에서 지지율 3위의 워런 의원이 날카롭게 정책 대안을 펼쳐 최대 승자로 꼽히면서 "민주 경선이 워런과 해리스의 결선으로 치러질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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