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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한반도 : 지난 75년간 유지해온 동아시아에서 “세력균형(balance of power)” 흔들

지난 75년간 유지해온 “해양 세력” vs “대륙세력” 균형판 깨지나?

 

동아시아에서 “세력균형(balance of power)” 흔들

미주 한인들에도 미래에 영향 미칠 가능성 제기돼



랄리, 노스 캐롤라이나 =

한반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75년 동안 균형을 이루던 국제정치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1945년 2차 대전 종전 이후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는 미국이라는 신흥 세계 강대국의 월등한 힘에 의한 새로운 국제질서 체제를 구축했다. 미국의 힘의 우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동아시아에선 그 균형선이 한반도를 가로 지르는 남북한 대치 지점에 걸쳐졌고, 한국으로선 분단이 불만이었지만, 이후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나”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75여년이 지난 오늘날 중국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급속히 부상하였고, G2(세계 경제권 2위)로 정착되어가면서 미국의 우월적 힘에 위협적이 되자 동아시아에서 힘의 균형라인이 흔들리고 있다.

큰 틀이 움직일 때 작은 국지적 틀은 더불어 요동친다.

여기에 한국도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고, 북한은 실질적 핵 보유국이 됨으로서 70여년전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요소가 등장하자 한반도가 요동치고 있다. 즉 기존 국지적인 질서틀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1950년 그어진 애치슨 라인.
북한은 이 지도를 보고 미국 해양세력이 한반도를 그 지킴선에서 제외하였다고 판단하고 남침을 강행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한반도의 중국 영향권 역사>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중국 대륙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왔다.

중국 대륙에서 정치적 변동이 일어나면 반드시 그 영향은 한반도에 직접적으로 미쳤다. 고조선 때부터 지난 2500년 역사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진(秦)나라가 멸망하고 한 고조(高祖; 유방)가 천하를 다시 통일하고 한(漢)나라를 세워 중국 대륙의 강대국이 되자 그 힘은 한반도로 넘쳐 중국은 한에 협조하지 않는 고조선을 멸망시켰다(B.C.108년). 그 자리에 한사군(漢四郡)을 설치했다.

중세 최고 번영국으로 태평성세를 구가한 당(唐)나라가 수(隋)를 멸하고 대륙의 주인이 되자 한반도에선 백제와 고구려가 사라졌다(663년-668년). 그 자리에 통일신라가 들어섰으나 당의 힘에 의지한 까닭에 그 영토는 크게 줄어 대동강 이남으로 쫄아 들었다.

당이 망하자 당에 의존하던 신라도 쇠퇴해 결국 새로운 나라 고려(高麗)가 들어섰다(918년).

역사상 최대 세계 제국으로 자리매김을 한 원(元)나라가 중국 대륙을 삼키자 고려는 원나라의 속국 신세가 되었다. 위세 등등하던 원이 겨우 100여년의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4분 5열되자 중국 대륙은 다시 새로운 명(明)나라에 의해 복속되었다. 한반도에선 대륙의 힘의 변천에 따른 친원파와 친명파가 다투었고 결국 새로운 세력을 추종하는 조선이 들어섰다(1392년).

명(明)이 망하고 청(淸)이 들어서자 한반도는 즉각 전화(戰禍)에 시달려 조선반도가 황폐화 되었다(병자호란; 1637년). 조선왕(인조)은 청나라 황제에 무릎꿇고 머리를 세번 조아리는(삼고두三叩頭) 수모를 당해야 했다. (삼전도 굴욕)

조선이 의지하던 청나라가 쇠퇴하자 한반도에서의 힘의 공백은 치욕적이게도 일본이 꿰차고 들어와 조선이라는 나라 자체가 없어졌다.(한일병탄. 1910년)

6.25 전쟁의 발발과 미국의 개입과 북진으로 한반도에 통일 국가가 다가서는 듯 했으나 새로이 중국을 통일한 중화인민공화국이 개입했다. 이른바 순망치한(脣亡齒寒)을 들어 한반도에 대대적인 군사 개입을 단행했다. 순망치한은 “입술(한반도를 비유)이 깨지면 이(중국을 비유)가 시리다”는 중국 전통적 역사적 인식이다.

이에 미국도 통일 중국의 거대 세력 앞에 멈칫하는 수밖에 없었다(미국 행정부의 맥아더에 대한 압록강 이북 북폭 금지. 1950년). 중국은 한반도에 자국의 적대세력이 등장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처럼 한반도는 중국 대륙에서 권력 변동이 일어나면 반드시 그 영향을 받아 중국 신흥 세력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지난 2500년 동안 단 한 차례의 예외도 없었다.



<한반도 내부의 분열과 갈등>


한반도 외부에 힘의 변화가 생기면 한반도 내부에서도 항상 2분법에 의한 분파 갈등이 야기되었다.

원명(元明) 교체기에 친원파(최영)와 친명파(이성계)의 갈등이 그것이다. 명청(明淸) 교체기 병자호란시에는 남한산성에서 적을 앞에 두고 주화파(主和派)와 척화파(斥和派)가 대립했다.

청이 멸망해가는 구한말에는 조선 조정에서 친청이니, 친러이니, 친일이니 하는 분파의 권력투쟁에 허구헌날을 소모해 조선은 부국강병에의 기회를 놓쳐 버렸다.

2차 대전 후 외세에 의해 해방된 한반도는 아예 나라 자체가 2개로 갈라졌다.

오늘날 한국에서 친중이니, 친미니, 반일이니 하는 최근의 일련의 움직임은 “한국의 미래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쏠리게 하고 있다.

한국의 명운이 걸려있고, 아울러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교민의 장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미 정책 기조 변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발 앞서거니 물러서거니 하면서 은연 살짝 들여미는 대미 정책의 변화 기조가 요즘 들어 눈에 띄게 반미 정서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는 “반미면 어때?” 하던 노무현의 후계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심중이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심스럽게 가되 결국 가야할 길을 가겠다는 결의의 표출인지도 모른다.

문재인 정부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표출된 건 지난 8월 문정인 주미대사 내정 철회이다. 외양으론 문정인이 고사했다고 보도되었으나 실상은 알 수 없다. 문정인은 반미주의를 지론으로 삼고 있는 한미동맹 폐기론자(그는 ‘한미동맹은 없애는 것이 최선이다’ 라고 했다)이다. 그런 그를 주미대사로 내정했다는 것 자체가 미국을 무시했다고 볼 수 있다. 상대국에 적대적인 정책 기조를 견지하고 있는 자를 상대국 대사로 내정하는 경우가 어디 있는가.

최근에는 한일 경제 갈등으로 인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에 즈음하여 이를 비판하는 미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고 있다. 미국은 GSOMIA 유지가 자국의 국익이라고 공언했다. 한국은 GSOMIA 폐기가 한국의 국익이라고 공언했다. 국제질서에서 국익보다 더큰 질서 유지 요인은 없다. 두 국익이 충돌한다는 이야기다.

한미 동맹의 균열 조짐이 야기되고 있다.


 <강대국 사이의 중립은 가능한가?>


강대국은 주변국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 제국을 유지했다. 주변국은 동맹을 통해 국가와 정권 안전을 보전했다. 역사적으로 고대 세계 제국이었던 로마가 그랬고, 아시아에선 몽골 제국(원나라)도 주변국을 동맹 삼아 체제를 유지했다. 강대국의 세계 지배의 원리이다.

주변국이 이를 거역할 경우, 즉 동맹에서 벗어나 중립을 도모할 경우 어떻게 되는가? 그 운명은 고대 그리스 시대의 에게해 작은 섬나라 멜로스 운명이 이를 잘 말해준다. 아테네가 맹주로 있는 델로스 동맹에의 가담을 거부하자 아테네는 멜로스를 침공하여 남자들은 모조리 주살했고, 여자는 데려다 모두 노예로 삼았다.


중국도 전통적으로 주변국을 구슬리기도 하고 최대한 자치를 허용해 주기도하고, 때론 침략을 단행하면서 중국 표현대로 주변국을 속국으로 만들어 지난 역사를 운용해 왔다. 중국 입장에선 당연히 한반도가 중국 영향권에 들어와야 한다.

미국은 2차 대전 후 영국을 대신해 세계 질서를 유지해 왔다. 영국의 해양 세력을 미국이 이어 받아 동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을 동맹 삼아 대륙 세력인 중국과 북한, 러시아와 균형을 이루었다.

이러한 균형이 흔들리자 한국이 미래를 놓고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하는 어려운 처지에 든 것이다. 상론적으론 한국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중립은 가능한가? 국제질서건 한 나라의 정치 질서건, 한 사회나 단체내의 파워 싸움이든 중립지대가 살아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립지대는 회색분자로 양자로부터 공격당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장차 미국과의 동맹을 파기하는 길로 갈 것인가?>


지난 2500년의 동아시아는 중국 중심의 세계였다. 그 땐 동아시아에서 강대국이 중국밖에 없었다. 중국이 국제질서를 주도했다. 그러나 지구가 단일 세계화가 된 지금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있다. 과거와는 주변 환경과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한국은 강대국 사이에 끼어 이리저리 흔들리기 보다는 독자적 노선으로 한민족 한국가의 번영을 구가해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상적이다.

힘의 질서에 의존하는 국제정치질서에서 그것의 현실성은 많지 않다.

부상한 중국의 압력과 영향은 거세다(사드 보복 등). 종전까지 유지해온 한미동맹도, 한일 협력도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대륙 세력(중국)과 해양세력(미국) 사이에 낀 한국의 입지는 예견하기 힘들다.

과거 2500년 역사를 되새김하면 중국 편에 기울어지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오늘날은 다른 세계사적 국제질서로 앞으로의 변화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과거 70년 동안 미국과의 동맹으로 국가 보전과 안전을 지켜내었다. 그것을 기반으로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하였다. 잘 살게 됨으로 정치 수준도 높아져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었고 불미스러운 장기 집권, 독재 정권이란 비난에서도 벗어 났다.


 <재미 한국인에의 영향>


사람들은 흔히 “강건너 불구경”을 많이 한다. 자신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영향을 미칠 수도 없는 일에 방관한다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은 그러한 방관이 흔히 자신의 불행이나 치명적 절멸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차 대전 때 미국은 캘리포니아 일본인들을 잠재적으로 위험인물로 간주하여 수용소에 강제 이주 시켰다. 가방하나만 덜렁 가지고 졸지에 수용소에 갇힌 일본인들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3년 동안 비참한 생활을 했다.

9.11 테러가 발생하자 미국내 무슬림들이 보이지 않는 피해 의식에 싸여 있다. 겉으로는 공평무사하지만 싸늘한 미 국민의 시선이 느껴진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관계가 소원해지자 미국내의 중국 유학생들이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고 입다. 트럼프는 오죽하면 “미국내 중국 유학생들은 모두 중국 스파이다” 라고 엄포를 놓으며 중국인의 미국 유학을 제한하겠다고 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전혀 황당한 가정일 수도 있으나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파기하고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 미국내 한국인의 입지도 옛날 같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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