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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칼럼> 미래를 위한 선택 동반성장, 고속성장의 기적과 코리안 드림은 끝났다 (1)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전 국무총리, 전 서울대총장, 전 KBO* 총재)




건물이란 건물은 죄다 무너진 폐허의 나라, 일해야 할 건장한 남자 중에서 많은 이가 불구가 되거나 목숨을 버려야만 했던 나라, 돌아오지 않는 남편과 아비를 기다리며 아내와 아이들이 끼니 걱정을 해야 했던 나라, 게다가 원체 가진 것도 없는 신세라서 도저히 나라꼴을 갖추지 못하리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정설로 굳어진 나라, 그 나라의 이름은 6.25전쟁으로 전 국토가 너덜너덜해진 대한민국이었다. 


6.25전쟁으로 완전히 폐허가 된 우리 경제는 누가 봐도 희생불능이었다. 4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서울은 제대로 된 건물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고아와 난민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찾아 도시와 농촌을 해맸으며 사회 기반 시설은 심각하게 파괴되었다. 

그 후 1950년대 내내 한국경제는 연간 3퍼센트라는 무기력한 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한국은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 후 40여 년 동안 한국은 평균 경제성장률 8퍼센트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1957년 67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GDP가 2만 달러 이상인 나라, 소위 ’50-20클럽’에 가입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되었다. 

우리보다 먼저 가입한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과거 자신의 역사 중 한때 제국의 위치에 있었거나 현재 세계를 이끌고 있는 나라들이다. 엄청난 규모의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조직하고 관리해본 경험이 있는 나라라는 뜻이다.  

역사상그렇게 해보지 못했던 나라 가운데 50-20클럽에 가입한 나라는 우리가 처음이다. 
2010년에는 G20 의장국으로서 G20 정상회의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했다. 또 삼성, LG, 현대 등 세계적 기업들이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세계는 지금 문화, 예술, 스포츠 각 방면에서 한국인이 이룬 성적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퍼져나가는 한류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놀라워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 에서 AA-로 한 단계 올려 일본과 중국보다도 신용등급이 높은 나라가 되었다. IMF 외환위기로 국가부도의 위험이 눈앞에 닥쳐 헤맬 때가 바로 엊그제의 일이었으니 한강의 기적은 우연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한반도는 정말로 조그만 땅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그것의 절반밖에는 차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러한 기적과도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온 국민이 노력한 덕분이다. 충분히 자부심을 느낄 만한 역사를 만들어왔고 또 그 저력을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안락한 의자에 앉아 샴페인을 마시고 있기엔 하루하루가 급변하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는 끝난 게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 사회와 경제의 체질이 과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성공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순진한 생각을 하기엔 나라 안팎으로 변화와 위기의 파고가 너무나 거세다. 

총력을 기울여도 거센 파도를 넘기가 어려운 판에 독주하는 재벌과 양극화의 갈등은 자꾸만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함께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성취는 여기까지다. 모두의 손을 움켜쥐고 함께 나아가지 않는다면 더는 기적을 기대할 수 없다. 


*KBO: 한국야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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