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참사 '지반 침식' 작용했나
美 마이애미 아파트 붕괴 참사에
플로리다주지사, 비상사태 선언
"연간 2mm씩 건물 지반 가라앉아"
"전날밤 삐걱 소리에 잠깼다" 증언도
플로리다에 있는 12층짜리 아파트가 한밤중 일부 붕괴돼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24일 CNN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에 있는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일부가 이날 오전 2시께 붕괴해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이날 오후 현재까지 1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붕괴한 건물에 사는 99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책임자는 136가구 중 55가구가 붕괴됐다고 밝혔다.
샐리 헤이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국장은 "붕괴 당시 99명 모두 건물 내에 있었는지 불명확하다"면서 "희망을 여전히 갖고 있지만 그 희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규모 수색과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잔해에 갇힌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소방 당국은 80여팀을 투입해 수색·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붕괴 건물 주변의 85∼96번가 11개 도로가 폐쇄됐다.
CNN은 목격자들의 전언을 빌어 "천둥처럼 큰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 7층 711호 거주자인 로시 산타나는 자택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사고 전날 그곳을 떠났다는 그는 보안용으로 설치한 카메라가 녹화한 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그는 "우리 가족이 휴양지로 사용하는 아파트"라며 "일정 부분 녹화됐다가 연결이 끊겼다"며 "난 3주 동안 거기 있었는데 어제 떠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애런 마일스는 "끔찍했다. 아이, 어른 모두 비명을 질렀고 여성과 애들은 울었다"며 "로비로 갔을 때 먼지와 잔해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빨리 밖으로 나왔다. 내 인생 최악의 경험"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붕괴한 아파트는 1981년 지은 것으로 해변에 위치해 있다.마이애미헤럴드에 따르면 침실이 3개인 162㎡ 크기의 호실이 지난 17일 71만 달러(약 8억원)에 거래됐고, 지난달 11일에는 침실 4개짜리 418㎡ 규모의 펜트하우스가 288만 달러(약 32억6000만원)에 팔리는 등 고급아파트에 속한다. 붕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CNN은 이날 기준 지금까지 최소 37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같은 날 저녁 주정부 비상사태를 선언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을 통해 연방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130가구 이상의 12층짜리 건물이 예고도 없이 무너지면서 이번 참사의 원인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붕괴 배경에 지반 침식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새벽 발생한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건물 참사 현장 모습. [로이터]
시몬 브도빈스키 플로리다 국제대 지구환경학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연구를 인용해 해당 건물이 1990년대부터 침몰 조짐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부도빈스키 교수는 이날 USA투데이와 인터뷰하면서 이번에 붕괴한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건물이 1993~1999년 새 연간 2mm의 지반 침하속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건물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연구를 통해 이 사실을 보고했다"면서도 "다만 다른 지역보다는 침하 속도가 빠르진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상한 것은 그 건물이 오늘 무너졌다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다만 교수는 이번 지반 침하만으로 건물 붕괴가 일어나진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참사 요인에는 일조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잦은 싱크홀로 악명 높은 플로리다는 주변 일대가 물에 약한 석회암 지대로 이뤄져 있어 지반 침하의 위험이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실제로 버켓 시장은 이날 "누군가 지지대를 뽑거나 (구조 기반이) 씻겨져 나가거나 싱크홀이 있지 않은 이상 건물이 이렇게 무너질 리는 없다"며 "말 그대로 쏟아져 내렸다"고 밝혔다.아파트 붕괴 직전 침하 조짐이 나타났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CNN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고에서 모친이 실종된 파블로 로드리게스는 어머니가 사고 하루 전날 밤 전화를 걸어 "삐걱거리는 소리 때문에 새벽에 잠이 깼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 3~4시경 어머니가 잠을 깰 정도로 소리가 컸고 다시 잠들지 못했다"고 전했다.
버켓 시장은 "아파트 내에 꽤 많은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며 구조 작업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아 신속하게 수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아직까지 건물 잔해 밑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서 인력이 투입돼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수색 작업이 장기화 될 경우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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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21-06-25 09: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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