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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표물결, 시간당 2만원으로 임금 올려도 "일 안할래"…


미국의 노동력 부족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며 그동안 억눌렸던 직원들의 퇴직이 분출하는대 사표(Great Resignation)의 흐름이 나타나면서다.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올린 임금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며,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물가도 올라 경제 전반에 부정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마존은 지난달 중순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을 기존보다 1달러가 오른 18달러로 인상했다. 일부 지점은 입사 후 3000달러의 상여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올해 4분기 임금 지출이 20억 달러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인 코스트코는 111일부터 최저임금을 시간당 17달러로 인상. 인력난 타개를 위해 지난 2월 최저임금을 기존 15달러에서 16달러로 올린 지 9개월여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코스트코의 미국 내 고용 인원은 18만명으로, 이 중 90% 162000명은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도 직원 확보를 위해 임금 인상을 단행하거나, 영업시간을 줄이며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스타벅스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기존의 14달러에서 내년 초 17달러까지 단계적으로 올라간다. 구인난에 시달리며 2년 이상 근무한 직원의 임금을 최대 5%, 5년 이상 근무한 이들의 임금을 최대 10%까지 올린 데 따른 것이다.

맥도날드는 올해에만 미국 내 직원의 임금을 10% 이상 인상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부 매장의 경우 인력 부족으로 인해 심야 영업시간을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또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도 직원 부족 사태로 일부 매장의 문을 닫았다.


미국 내 고용난이 계속되는 까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 영향이다. 한동안 억눌렸던 퇴직이 한꺼번에 몰리는대 사표의 흐름으로 고용 지표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전달(5.2%)보다 0.4%포인트 하락한 4.8%에 그쳤다.


앤서니 클로츠 텍사스A&M대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으면 사람들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에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노동자들의 퇴직이 올해에는 분출하듯이 늘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력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며 미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전분기 대비 연율)에 그쳤다. 소비 부진과 함께 성장률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저조한 성적을 보인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기업의 고용난으로 지적됐다.

특히 임금인상에 따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이로 인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는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 고용비용지수(ECI)는 전 분기대비 1.3%가 늘면서 2001년 이후 가장 가파르게 늘었다.


임금 지출 비용 상승과 국제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제조 원가 급등은 제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맥도날드는 올해 미국 내 제품 가격을 지난해 대비 6%가량을 인상할 계획을 밝혔다. 생활용품 업체인킴벌리 클라크도 올해크리넥스를 포함한 자사 제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인난이 물가 상승압력을 키우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더 부추길 수도 있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그룹 이코노미스트는 "근로자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경우 기업 생산량이 답보상태에 머무를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물가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자료: 미노동부,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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